‘로키’ 행보..외교부로 대응창구 일원화
청와대는 17일 일본이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 방침을 통보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대해 대응을 자제했다.공식 성명이나 논평은 물론 외교ㆍ안보 담당 관계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 함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미 이 대통령이 지난 10일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독도를 방문해 ‘독도는 우리 땅’임을 대내외에 천명한 만큼 추가적 조치는 불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기류다.
이 대통령은 8ㆍ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독도 영유권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일본을 자극해 양국 간 갈등을 확대시키지는 않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개별 사안이 터지더라도 양국관계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관리하는 게 중요한 목표”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는 이에 따라 앞으로도 “외교는 외교대로 가자”는 ‘로-키(low-key)’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주무 부처인 외교통상부가 일본 정부의 제안이 발표되자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하는 등 단호히 대처하고 있다.
이 같은 강한 어조는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 분쟁화하려는 일본의 속셈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전략적인 대응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의 한 핵심 참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본의 대응은 이미 예상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예정된 수순에 따라 대응책을 밟아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차기 총선을 앞두고 10%대 지지율을 기록 중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내각의 일련의 강경한 태도가 ‘자국내 결속용’이 아니냐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가 ICJ에 제소한다고 해도 이미 앞선 두 차례 사례에서 알수 있듯이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별 실효성이 없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에 차분하게 대처하면 된다는 반응도 적지않다.
한일 통화스와프 재검토를 포함한 경제문제에서도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상당한 데다 양국의 경제가 밀접하게 연계돼있어 일본이 쉽게 공세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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