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28일 총선 강행하겠다”
“총리직을 주면 대선을 포기하겠다.”엘바라데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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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과도정부를 이끄는 군최고위원회의 무함마드 후세인 탄타위 사령관과 만나 “모든 세력을 대표하는, 구국 정부를 열망하는 젊은 혁명가들과 정치 세력들의 요구에 응할 것”이라면서 “공식적으로 총리직 제의를 받으면 대선 출마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엘바라데이 선거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엘바라데이가 최근 이뤄진 신임 총리 임명에 반대하는 청년 혁명 단체와 정당들을 만났다.”면서 “이들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선이 치러지기 전까지의 과도기를 강력한 힘으로 이끌 수 있는 과도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집트 군부는 정국 불안정의 조기 해소를 위해 대통령 선거를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내년 6월에 실시할 방침을 갖고 있다.
이날 카이로 내각 건물 밖에서는 텐트촌을 친 시위대 수백명이 전날 군부가 임명한 카말 간주리 신임 총리의 진입을 막았다. 간주리 총리는 1996~1999년 호스니 무바라크 전 정권에서 총리를 지낸 인물이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시위에 참가했던 19세 청년이 경찰 트럭에 치여 숨졌다. 시위대는 군부의 지배 종식을 촉구하는 ‘피의 시위’를 10일째 이어 가고 있다. 이번 시위로 42명이 숨지고 3000명이 다쳤다. 클로드 게앙 프랑스 내무장관이 27일 “이집트에서는 (군부가) 민간에 권력을 이양할 때가 됐다.”고 말하는 등 민주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군부는 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무바라크 정권 퇴진 이후 치러지는 첫 자유 총선을 28일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27일 밝혔다. 하지만 불안정한 치안 상황과 국민들의 투표 보이콧으로 총선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