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K-9 최초 대응사격때 3문만 작동”

軍 “K-9 최초 대응사격때 3문만 작동”

입력 2010-11-25 00:00
수정 2010-11-2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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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응시 무도로만 사격··· 軍,사건발생 이후 ‘6→4→3’ 말바꾸기 논란

지난 23일 오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응한 우리 군의 대응이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초 대응사격 때 해병대 연평부대에 배치된 K-9 자주포 중 절반만 작동했고 날라오는 적의 포탄을 탐지하는 대포병레이더(AN/TPQ-37)는 제구실을 못해 민.군의 피해를 키웠다.

 대응사격 발수가 북한이 쏜 포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사격원점을 제대로 타격하지 못했다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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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중인 K-9 자주포 부대 연합뉴스
훈련중인 K-9 자주포 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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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자들은 현재 연평도 도발을 전후한 김정일 부자의 동선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정부 당국자들은 현재 연평도 도발을 전후한 김정일 부자의 동선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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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진] ‘北포격’…폐허가 된 연평도

 북한의 사격발수와 대응사격에 동원된 K-9 자주포의 문수 등에 대한 군 당국의 말바꾸기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K-9 자주포 6문 중 3문만 최초 대응사격”

2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의 포격도발에 따른 최초 대응사격 때 해병대 연평부대의 K-9 자주포는 6문 중 3문만 작동했다.

 합참 관계자는 “6문 중 2문이 북한의 포 사격에 따른 충격으로 전자회로장애를 일으켰고 1문은 앞선 사격훈련 때 발생한 불발탄이 끼어 사격에 가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후 2시47분부터 59분까지 황해남도 강령군 무도 쪽을 향해 최초로 30발을 발사할 때까지는 K-9은 3문밖에 작동하지 않았다.

 연평도에서 유일하게 북한의 포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K-9이 절반밖에 작동하지 않아 초기 대응에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연평부대는 북한의 포격으로 사격통제장치에 기능장애가 발생했던 1문을 오후 3시6분에 긴급히 수리해 대응사격에 가담시켰고 이때부터는 6문 중 4문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대포병레이더 먹통..민.군 피해 키워

게다가 북한의 1차 포격(150여발) 때 대포병레이더(AN/TPQ-37)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방사포가 날라오는 지점도 파악할 수 없었다.

 직사화기(해안포)와 함께 대포병레이더로 탐지할 수 있는 곡사화기(방사포)가 동시에 발사됐는데도 장비가 제구실을 못한 것이다.

 북한은 개머리(해안포+방사포)와 무도(해안포) 진지에서 동시에 사격을 시작했지만 14시47분부터 시작된 우리측의 대응사격(50발)은 좌표가 미리 입력된 무도로만 향했다.

 연평도 후방에 떨어져 군부대와 민간에 큰 피해를 준 포탄은 개머리에서 발사된 방사포인데 대포병레이더의 먹통으로 이에 대한 공격이 늦어진 것이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1차 포격 때는 대포병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지만 2차 포격 때는 작동해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가 날아오고 있음을 탐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3시12분부터 시작된 2차 대응사격 때는 4군단 예하 방사포 부대가 있는 개머리 가는골에 30발을 발사했다.

 대포병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연평부대가 사격 원점을 찾는데 애로를 겪었고 적 진지를 효율적으로 타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비례성의 원칙 위배..늦장대응-말바꾸기 논란도

북한이 170여발을 발사했는데도 대응사격이 80발에 그친 것은 비례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교전규칙이나 작전예규에는 2배로 대응사격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2배라는 해석이 가능하며 지휘관의 의지로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2배 이상 대응사격 한다’는 비례성의 원칙이 군에서는 통상적인 지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측의 대응사격이 북한의 포격이 시작되고 나서 13~14분 뒤에 이루어진 것도 비판의 대상이다.

 군에선 이에 대해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가 해상 사격훈련에 참가 중이었고 자주포 배치 지역에 포탄이 떨어지고 있어 일단 대피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천안함 피격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군 당국의 말 바꾸기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사건 당일 “북한이 수십 발을 사격했다”고 발표했다가 다음 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170여발을 사격했다”고 확인했다.

 대포병레이더가 북한의 1차 포격 당시 제구실을 못한 것도 사건 초기에는 “해안포는 직사화기라서 탐지하기 어렵다고 했다가 곡사화기인 방사포로도 공격한 사실이 드러나자 ”아직 원인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말을 바꿨다.

 또 대응사격에 동원된 K-9 자주포 수도 사건 당일에는 6문이라고 했다가 24일에는 4문,25일에는 3문으로 수정해 비난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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