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숙련도 유지 위해 부사관 확충 절실”
병 복무기간 단축으로 육군의 필수 전력인 기계화부대 운용에 애로가 발생한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전차나 자주포 등 기계화 장비를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숙달하는데 1년 이상 걸리는데 복무기간이 18개월로 줄어들면 단독 임무수행이 가능한 기간은 6개월 미만으로 감소한다는 것이다.
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전차와 자주포를 운용하는 병사는 관련 병과학교에서 주특기 교육을 1개월 정도 받고 자대에 배치돼 반복 훈련을 통해 장비를 숙달하고 있다.
부대 배치 후 실전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숙련되려면 12개월 정도 소요되며 이 기간에는 숙련된 인원의 보조를 받아야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현재 육군이 보유한 전차의 절반 정도를 병사들이 운전하고 있다”며 “복무기간이 계속 줄어들어 숙련기간이 충분치 않은 일병이 운전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군이 전문기술군으로 발전하면서 주요 화력 및 장비 관련 요원이 40% 이상을 차지하게 됐으나 병 복무기간이 줄어들면서 기술 전문병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진 것이다.
숙련도가 떨어지는 병사들이 전차나 자주포를 운용하다 보니 조종 미숙에 따른 사고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2003년부터 최근까지 발생한 전차와 자주포 사고는 42건이며 이중 조종 미숙이 35건,조종 부주의가 6건,정비 불량이 1건이었다.
사거리 등 전차의 성능은 북한군에 비해 우수하나 운용인력의 숙련도가 떨어져 전시에 적군에 밀릴 수도 있다는 자조 섞인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병 복무기간을 줄이면서 기계화 장비를 운용하는 인력의 숙련도를 유지하려면 부사관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현재 6만9천명인 부사관을 10만3천명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군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2008년에 도입한 ‘유급 지원병제’를 활용하는 것도 대안으로 꼽힌다.유급 지원병에는 병 전역 2~6개월 전에 전문하사로 지원해 6~18개월을 복무하는 유형과 입대 전에 지원해 3년간 전문하사로 복무하는 ‘유형이 있다.
군은 기계화 장비 운용시 애로점으로 숙련된 인력 부족 외에 훈련장 부족,정비 관련 예산 부족 및 정비시설 노후화 등을 꼽았다.
군 당국의 한 관계자는 “기동군단,기계화보병사단,기갑여단 등 기계화부대는 유사시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는 전력이며 확전시에는 공세적인 작전으로 전쟁을 종결하는 육군의 필수 전력”이라며 운용전력 향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