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근 “BTS, 중국 자부심 건드려… 김현아, 모르면 가만 있어”(종합)

신동근 “BTS, 중국 자부심 건드려… 김현아, 모르면 가만 있어”(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10-14 15:23
수정 2020-10-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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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당 최고위원회의서 ‘中누리꾼 BTS 비난에 당정 침묵’김현아 비판

신동근 “조용한 외교 대처가 상식”
“보수정당, 외교 안보마저 무능”

김현아 “靑·與 친한 척 하더니 아무도 안 나서네”
BTS ‘한국전쟁 한미양국 고난·희생’ 발언에
中 누리꾼 “북한 도운 중국 군인 모욕”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vs 김현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vs 김현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연합뉴스
BTS와 만난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BTS와 만난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4일 ‘정부·여당이 중국 내 방탄소년단(BTS) 비난 여론에 침묵한다’는 김현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비판을 맞받아치면서 “모르면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라고 일갈했다. 중국 일부 누리꾼들과 관영 매체들은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BTS가 최근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며 한국전쟁 70주년에서 한미양국의 고난과 희생을 언급한 것을 놓고 국가 존엄을 건드린 ‘중국 모욕’이라며 왜곡 비난했다.

신동근 “김현아, 정치인이
무책임하게 아무 말하면 안돼”
신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현아 의원이 이번 BTS 사건으로 청와대를 거명하며 ‘BTS랑 친한 척하더니 곤란한 상황에 처하니 침묵한다’고 비판했는데, 이를 접하고 참 당혹스러웠다”며 이렇게 밝혔다.

신 최고위원은 “정부가 나서서 갈등을 더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거냐”면서 “정치인이라면 외교적 사안에 대해 무책임하게 아무 말이나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신 최고위원은 “대중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이들의 발언이 그 나라의 민족적 자부심이나 역사적 상처를 건드리면 큰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곤 한다”며 BTS가 중국의 자부심을 건드렸다는 뉘앙스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 각 나라 시민사회의 자정과 억제에 맡겨 놓거나 정부 역할이 필요하면 ‘조용한 외교’로 대처하는 것이 상식”이라면서 “예전엔 보수정당이 다른 건 몰라도 외교 안보엔 유능할 거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마저도 옛날 얘기가 된 것 같다”고 조소했다.
‘밴플리트상’을 받은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앞줄 오른쪽)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한국전쟁을 한미 양국의 고난의 역사라고 언급한 그의 발언에 중국 누리꾼들이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유튜브 캡처
‘밴플리트상’을 받은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앞줄 오른쪽)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한국전쟁을 한미 양국의 고난의 역사라고 언급한 그의 발언에 중국 누리꾼들이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유튜브 캡처


김현아 “BTS 이용 가치 있을 때는
靑·여당 앞다퉈 친한 척하더니”
김현아 “BTS 우리가 지키겠다”

앞서 김현아 비대위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전쟁 70주년, 한미 양국 고난’ 발언으로 중국 누리꾼들에게 맹공격을 받았던 BTS를 정부와 여당이 모른 체한다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용 가치가 있을 때는 앞다퉈 친한 척하고 챙기는 듯하더니…”라면서 “기업은 겁먹고 거리를 두고, 청와대도 침묵하고, 군대까지 빼주자던 여당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19일 제1회 ‘청년의 날’ 때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정상에 오른 BTS를 청와대에 초청해 함께 행사를 치르고 문재인 대통령은 BTS로부터 음악적 성과물과 메시지 등을 담은 ‘2039년 선물’을 받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은 “BTS는 우리가 지켜야겠다”면서 “BTS 발언에 국가 존엄을 무시했다고 덤비는 이런 국가(중국)와는 사랑해서 동맹을 맺어야 하느냐”라고 되물었다.

이는 이수혁 주미대사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앞으로도 미국을 사랑할 수 있어야,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한 발언을 비꼰 것이다. 이 대사는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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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9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방탄소년단. 2020.9.19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9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방탄소년단. 2020.9.19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방탄소년단(BTS)으로부터 음악적 성과물과 메시지 등을 담은 ‘2039년 선물’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방탄소년단(BTS)으로부터 음악적 성과물과 메시지 등을 담은 ‘2039년 선물’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RM “한국전쟁 70주년, 한미양국 겪은
고난의 역사·많은 희생 영원히 기억해야”
앞서 지난 7일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플리트상 수상소감을 전하면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다. 한미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밴 플리트 상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고 제임스 밴플리트상 장군에서 이름을 따,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해마다 수여하는 상이다.

그러자 중국 누리꾼들은 RM의 해당 발언이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는 뜻) 역사에 대해 잘 모르고 국가의 존엄을 건드리며 중국을 모욕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누리꾼은 수상 소감 중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부분에 분노를 표했다.

일부 누리꾼은 이에 대한 반발로 BTS의 팬클럽인 ‘아미’ 탈퇴를 선언했으며 관련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 조짐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중국은 6·25 전쟁에 자국군이 참전한 것을 항미원조 즉 정의로운 전쟁으로 교육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애국주의·영웅주의·고난극복의 의미를 담은 항미원조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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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를 배경으로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추고 있는 영상의 한 장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를 배경으로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추고 있는 영상의 한 장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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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 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
연합뉴스
中누리꾼 “국가 존엄 사항 용인 못해”
“中팬이 돈 많이 줬는데 BTS 항미원조
알지 못한 채 中군인 존중 안하고 모욕”
삼성전자·현대차, 中누리꾼 생떼에
中서 BTS 온라인·SNS 광고 모두 내려

일부 누리꾼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국가 존엄과 관련된 사항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면서 “BTS는 이전에도 인터뷰에서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식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다른 누리꾼은 “중국 팬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BTS에게 줬는데 이게 뭐냐”면서 “BTS가 항미원조의 역사를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논란이 인 뒤 지난 7월 출시돼 판매 중인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이 판매를 중지했다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中누리꾼, 삼성폰 BTS 에디션에
“삼성, 이 폰 깨끗이 처리하라”
이들은 삼성 차이나 사이트에서 BTS 에디션이 여전히 남아 있는 화면을 캡처해 올리면서 “삼성은 이 폰을 깨끗이 처리하라”라는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급기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중국 현지 채널에 개제된 BTS 광고를 내렸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중국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서 BTS제품 소개 페이지를 삭제했다. 현대차도 공식 웨이보 계정에 개제된 BTS 광고 이미지와 영상을 내렸다. 베이징 현대차와 휠라(FILA)에서는 BTS 관련 웨이보 게시물이 사라지는 등 중국 내 사업 손실이 우려된다는 내용이 온라인에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으로 가득 채웠다.

BTS의 한국전쟁 발언은 이날 웨이보 핫이슈에 올랐다가 사안의 민감성이 고려된 듯 갑자기 검색 순위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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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에서 양자 정상회담 시작 전 마주보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두 정상은 무역전쟁을 잠시 멈추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오사카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에서 양자 정상회담 시작 전 마주보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두 정상은 무역전쟁을 잠시 멈추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오사카 AP 연합뉴스
지난해 6월 북한을 찾은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양 능라도 오월일일경기장에서 집단체조 예술공연을 관람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신문 DB
지난해 6월 북한을 찾은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양 능라도 오월일일경기장에서 집단체조 예술공연을 관람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신문 DB
악수하는 한중 정상
악수하는 한중 정상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1층 둥다팅(東大廳)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베이징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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