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늦어도 내일 선거법 처리… 또 충돌 예고
당초 국민 뜻 반영 선거법 개정 시도필리버스터 거쳐 연동형 도입했지만
여야 의석 계산에 결국 ‘누더기’ 전락
위성정당 경쟁에 개혁 명분 사라져
박대출 5시간 50분 최장 발언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며 “더불어민주당이 비례한국당을 비웃더니 비례민주당을 추진하는 문자가 포착됐다”며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박 의원은 5시간 50분으로 최장 시간 토론을 했다. 뉴스1
이정미, 노회찬 6411번 버스 언급하며 6411초 발언
25일 국회에서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노회찬 의원의 2012년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등장한 ‘6411번 버스’를 언급하며 “6411초 동안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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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법은 비례성을 높이고 사표(死票)를 줄이자는 당초 취지를 제대로 담지 못했다. 4+1 협의체 내부에서도 이견이 컸던 탓에 ‘연동형 캡’, ‘석폐율제’ 등 복잡한 용어들이 난무했다. 누더기 논란 끝에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은 그대로 두고 비례대표 30석에만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미완의 선거법이 태어났다. 4+1 협의체와 이들의 나눠 먹기 협상, 게임의 룰 결정에 아예 참여하지 않고 장외 투쟁만 일삼은 한국당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향후 발생할 부작용이다. 한국당은 연동형 선거제를 무력화하기 위해 선거법이 통과되는 대로 ‘비례 자매당’ 창당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당 ‘본당’은 지역구 의석 확보에 치중하고 자매당을 통해 비례대표 이삭줍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까지 위성 정당으로 맞대응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거대 양당이 위성 정당을 띄우면 내년 총선은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부끄러운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의 선거법 개정은 시작부터 잘못됐다. 국회가 국민이 빠진 선거법을 갖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싸우고 있는 꼴”이라며 “여야 모두 ‘국민 명령’이라며 국민을 팔고 있는데 정작 국민은 자신의 이름이 도용된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정당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가 설명되지만, 지금 정당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법 개정은 민심을 더 왜곡하는 방향으로 흘렀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2019-12-26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