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미래부 안착 우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임시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여야가 지난 17일 합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곧바로 최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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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18일 “확정된 정부조직법에서 미래부는 기초연구에서 산업화 기술로까지 이어지는 핵심기능이 빠졌다”면서 “미래부의 구심점이 사라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초연구의 95% 이상이 이뤄지는 대학 업무가 모두 교육부로 넘어가면서 미래부는 사실상 교육부에서 성공한 프로젝트만 가져다 키우는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기초연구에 몇 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정부에서 시작된 기초연구가 미래부에서 결실을 맺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래를 준비하기는커녕, 현재 잘되고 있는 산업에만 투자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교수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업무와 관련해서도 미래부는 출연연 원장의 선임 등에만 관여할 수 있을 뿐 예산 조정과 집행 기능은 모두 산업통상자원부가 갖게 돼 중복투자나 효율성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미래부가 과학기술과 ICT의 접목과 확산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고 했는데 산학협력 기능이 없으면 사실상 대학 쪽의 창업 활성 등은 아예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인수위안에서는 산학협력 기능이 미래부로 이관되는 것이었지만 2008년 교과부로 합쳐질 당시 기능을 중심으로 조정한다고 협의함에 따라 기술사업화이전촉진법 관할과 산학협력 선도대학 사업 등 예산이 2700억원에 달하는 대부분의 산학업무는 교육부에 남게 된 데 따른 결과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미래부 산하 이관을 전제로 산업통상자원부로 넘어간 원자력 R&D 기능 역시 미래부로 온전히 가져오기는 힘들 전망이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공룡이라더니, 섣부른 견제론만 득세하면서 과학도 반쪽, ICT도 반쪽인 헛껍데기가 됐다”고 한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부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각 부처로 뿔뿔이 흩어진 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한 부처 간 협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김승환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는 “미래부의 핵심 기능으로 언급됐던 것들이 교육부와 산자부 등으로 나뉘면서 당초 계획처럼 미래부가 신성장동력 발굴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가질 수 없게 됐다”면서 “정부조직법이 오랜 시간 끝에 통과된 만큼 앞으로는 이 기능을 어떻게 작동시킬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2013-03-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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