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뚝배기’ 정의당 여영국, 당원과 국민 신뢰 얻어낼까

‘된장 뚝배기’ 정의당 여영국, 당원과 국민 신뢰 얻어낼까

기민도 기자
입력 2021-03-20 10:30
수정 2021-03-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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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국 “나는 당의 기반인 지역과 노동으로 성장한 정치인”
한석호 “여영국은 된장 뚝배기처럼 서서히 끓지만, 오래가는 사람”
정의당 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한 여영국 전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 3. 9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정의당 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한 여영국 전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 3. 9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당의 기반인 ‘지역’에서 당의 지향인 ‘노동’으로 성장한 여영국 정의당 대표 후보는 오는 23일 결과 발표를 앞두고 당원들의 마음을 모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임 당대표의 성추행으로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인만큼 실망하고 좌절한 당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손을 건네는 것이 위기의 정의당을 살리는 첫 출발이라는 판단에서다.

여 후보는 1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원들에게 마지막 희망의 끈, 불씨를 다시 한 번 살려보자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원들에게 어떤 말로 힘을 모으냐’는 질문에 “다른 유혹할 수 있는 말이 있습니까”라며 “다시 한번 진보정당 정의당을 중심으로 재도약 계기를 마련해보자”고 답한다고 했다. 공고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금속노동자’ 출신의 여 후보는 당원들을 설득할 때도 ‘그럴 듯한 단어’를 쓰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제가 당선되면 100여명이 집단 입당을 하겠다는 사업장도 있다”며 희망을 언급한다.

그의 노동운동 동지인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은 여 후보를 ‘된장 뚝배기’에 비유했다. “된장 뚝배기는 은근하면서도 서서히 끓고, 끓고 나면 오래 유지되잖아요. 여영국이 노동운동을 할 때 그랬어요. 구속되거나 투쟁이 힘들때도 항상 자기 자리를 지켰어요. 여영국은 반짝반짝 튀지는 않지만, 끈기있는 정치를 하면서 당원들의 신뢰도를 끄집어 낼 것입니다.” 그의 꿋꿋하고 일관된 모습이 현재 정의당에 필요한 리더십이라는 설명이다.

여 후보는 ‘노동자 출신’이라는 말보다는 지역정치와 노동정치를 통해 성장한 정치인이라는 점에 집중해달라고 했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지역에서 오래 활동해오다 최근 당에 실망한 당원들도 바로 이 점에서 자신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여영국은 정의당이 국민의힘과 1:1로 붙어서 이긴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당의 성장은 결국 지역구 승리라는 확고한 생각도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남양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4·3 보궐선거에서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남 창원성산에서 당선된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4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의 노회찬 묘소를 찾아 울먹이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19.4.4
(남양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4·3 보궐선거에서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남 창원성산에서 당선된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4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의 노회찬 묘소를 찾아 울먹이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19.4.4
여 후보는 지방정치위원회를 당의 상설기구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일상적으로 기초, 광역, 국회의원을 꿈꾸는 사람들이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며 “지역을 기반으로 정치인들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당이 성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남 도의원을 역임했으며, 2019년 노회찬 전 의원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경남 창원성산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바 있다.

그는 당 내적으로 지역과 노동을, 외부로는 ‘정의당 노선의 대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여 후보는 “‘‘우리가 민주당보다 더 진보다’라는 프레임은 국민들의 삶과 별로 상관없는 선명성 경쟁에 불과하다”라면서 “이제는 그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노선을 대전환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만나는 당원들도 “단호하게 했으면 좋겠다, 당이 노동이나 가장 힘든 사람들 곁으로, 더 좀 아래로 가까이 가면 좋겠다”고 그에게 말한다고 했다. 여 후보가 만들고 싶은 정의당의 모습이기도 하다.

한 총장은 “여영국은 불평등, 기후위기, 각종 혐오와 차별 문제 등 3가지 핵심을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뭔가 만들어낼 것 같다는 신뢰감이 있다”며 “그는 밑바닥 정치를 계속 해온 사람이다. 당원들의 신뢰뿐만 아니라 밑바닥 계층의 신뢰까지 올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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