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이해충돌방지 입법땐 공직자투기 차단”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ㆍ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 3. 8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대책 중 하나로 ‘이해충돌 방지의 제도화’를 강조했다. 청와대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사실상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 “LH 문제는 대단히 감수성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LH 직원 등의 투기를 막는) 근본 대책 중 하나가 이해충돌 방지를 제도화화는 것 일수 있다. 공직자들의 이해충돌방지 입법까지 이번에 나아갈 수 있다면 투기 자체를 봉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또한 “공직자가 지위를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일을 막을 수 있고, 투기할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보게 한다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가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직자가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챙기지 못하도록 하는 이해충돌방지법은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핵심 취지였지만, 당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지나치게 포괄적라는 이유로 이 내용만 쏙 빠진 채 통과됐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 계류돼 있다. 법안은 ▲직무 관련자에 대한 사적 이해관계 신고 및 회피, 이해관계자 기피 의무 부여 ▲고위공직자 임용 전 3년간 민간부분 업무활동 내역 제출 및 공개 ▲취득이익 몰수 및 추징 ▲공직자 직무 관련 외부활동 제한 ▲직무상 비밀 이용 재산상 이익 취득 금지 등을 담고 있다.
야권은 물론, 민주당 일각에서도 거론된 변 장관의 거취에 대한 언급은 이날 나오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변 장관의) 경질과 관련한 언급을 하신적이 없으며, 원내지도부도 전혀 건의하지 않았다”고 잘라말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에 이어 2·4 부동산 공급대책의 차질없는 추진을 거듭 강조한 것은 변 장관을 교체할 뜻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변 장관의 거취에 대해 대통령이 언급하는걸 듣지 못했다는 차원이 아니다”라며 “국민주거권과 2·4 대책의 흔들림없는 추진을 오늘도 강조하면서 후속입법 처리와 당정협력 강화를 당부한 취지를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현시점에서 변 장관의 교체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