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음주 여부나 피해 사실 공개는 사건 본질 아니다”

정의당 “음주 여부나 피해 사실 공개는 사건 본질 아니다”

곽혜진 기자
입력 2021-01-26 10:34
수정 2021-01-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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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복주 “처벌 목적 아냐…당 변화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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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배복주 부대표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으로 인한 사퇴에 대해 설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1. 1. 2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의당 배복주 부대표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으로 인한 사퇴에 대해 설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1. 1. 2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내부 조사를 총괄한 배복주 부대표가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사건의 본질을 흐린다면서 이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다.

당 젠더인권본부장을 겸하는 배 부대표는 전날인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건에서 발생한) 구체적 (성추행) 행위를 밝히지 않는 것은 행위 경중을 따지고 ‘그 정도로 뭘 그래’라며 성추행에 대한 판단을 개인이 가진 통념에 기반해서 해버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의 사건 당시 음주 여부에 대해서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판단하는 데 고려되는 요소가 아니다”라며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배 부대표는 “피해자가 술을 마셨으면 왜 술자리에 갔냐고 추궁하고 술을 안 마셨으면 왜 맨정신에 당하냐고 한다”면서 “그러니 음주는 이 사건과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의 실명을 공개한 것과 사건에 대해 경찰에 고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고 지원한 데 따른 결정이라고 했다. 배 부대표는 “이번 사건을 단순하게 개인의 일탈행위로만 규정하지 않는다”며 “조직문화가 성차별·성폭력을 용인하거나 묵인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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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사건으로 25일 당 대표직에서 사퇴한 정의당 김종철 대표. 연합뉴스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사건으로 25일 당 대표직에서 사퇴한 정의당 김종철 대표. 연합뉴스
배 부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장 의원은 처음부터 수사기관에 자신의 피해를 증명해서 가해자를 처벌하는 목적이 아니라, 당이 엄중하고 엄격하게 징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젠더 의식에 대한) 당의 변화까지 끌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태 수습 방안으로 당 해체론까지 제기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비상대응체계는 맞는데 이것이 정당을 재창당할 수준이냐,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된 바가 없다”면서 “(당 해체나 해산 등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사건 발생 당일인 15일과 16일 여러 경로를 통해 장 의원에게 사과했다. 대표직 사퇴 의사는 19일 저녁 처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공론화될 때까지 일정을 소화한 배경에는 비공개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김 전 대표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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