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보수 오는지 설명부터” vs “울타리 버리고 통합”
서울시장 적합도서 安 24.2%…박영선·나경원 제치고 1위
다만 野 단일화시 安보다‘국민의힘 중심’ 여론 우세
창신동 도시재생 구역 방문한 안철수
신축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시민 주거안정’을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 창신동 도시재생구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1.1.1 연합뉴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29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3.5%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거나, 출마자로 거론된 여야 인사 13명 중 안 대표는 24.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17.5%),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14.5%),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5.8%), 민주당 우상호 의원(4.8%), 국민의힘 조은희 서초구청장(4.4%) 순으로 나타났다.
안 대표는 지난달 2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뒤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최상위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다만 중도적 이미지를 내세운 안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야권 내부에선 과연 안 대표가 보수진영까지 끌어안는 단일후보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지난 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 “제 개인적으로는 ‘정치적 알박기’라고 느껴진다”며 “안 대표가 정 원한다면 본인이 말한 정치적 좌표, ‘내가 왜 갑자기 보수당에 들어오는지’에 대한 설명을 국민에게 하고 그게 소구되면 우리 당에 들어오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역선택 당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 참석하는 김종인과 정진석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2.30 연합뉴스
앞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달 31일 안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에서 가장 적합한 후보를 만들어내는 것이 나의 책임이지 밖에서 얘기하는 사람은 관심 없다”며 “어느 특정인이 ‘나를 중심으로 해서 단일화를 해달라’는 얘기에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국민의힘 3선인 장제원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각 언론의 신년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일관되게 서울시장 후보 선두에 안 대표가 자리한다”며 “국민의힘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상식선에서 판단하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만큼은 주도권이나 헤게모니, 자존심, 당의 울타리 따위는 모두 떨쳐 버리고 큰 광장으로 나아가 통합의 정치, 덧셈의 정치를 통해 승리해야 한다”며 “이것이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명령이고 오직 승리만을 생각하고 행동할 때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각종 물음에 원론적 답변을 내놓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 대표는 1일 “가장 중요한 것은 야권이 승리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지지자와 국민의당 지지자, 합리적 개혁을 바라는 진보적 성향의 분들까지도 (모여야 한다)”며 “이분들이 어떻게 하면 모두 모여서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할 수 있게 할 것인지 그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 공무원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세월호 참사때 드러났던 국가의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모습이 이번에 그대로 재현됐다”며 “이번 사건을 대처하는 문재인 정부를 보면서 어린학생들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던 그 7시간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않았던 전임 대통령과 우리 국민이 총탄을 맞고 불태워지는 6시간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이 무엇이 다른지 국민들은 묻고 있다. 사실관계를 보고받은 이후 대통령의 행보는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0. 9. 28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안철수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 공무원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세월호 참사때 드러났던 국가의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모습이 이번에 그대로 재현됐다”며 “이번 사건을 대처하는 문재인 정부를 보면서 어린학생들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던 그 7시간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않았던 전임 대통령과 우리 국민이 총탄을 맞고 불태워지는 6시간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이 무엇이 다른지 국민들은 묻고 있다. 사실관계를 보고받은 이후 대통령의 행보는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0. 9. 28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한 야권 관계자는 2일 “지금 나오는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여야에서 최종 후보자로 누가 나오냐는 것”이라며 “안 대표의 경우 중도층을 중심으로 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고, 보수 진영으로 들어왔을 경우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겠지만 단일 후보가 되겠다면 본인의 정치적 지향점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차기 대선까지 이어지는 연장선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후보를 내는 문제는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후보를 양보하면 ‘당이 왜 존재하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어떻게든 자당 후보를 내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신문이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8~30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3.1%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과 안 대표가 힘을 합칠 때 어느 쪽 후보로 단일화를 하는 게 좋냐는 질문에 ‘국민의힘 후보’(44.9%)라는 응답이 ‘안철수 후보’(34.0%)라는 답보다 10.9% 포인트 높게 나왔다. 이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못할 경우 차기 대선 국면까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당 지지층 및 보수층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