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드레스코드라도?”···‘여성’에게만 엄격한 정치권

“정해진 드레스코드라도?”···‘여성’에게만 엄격한 정치권

신형철 기자
입력 2020-08-05 16:49
수정 2020-08-0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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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지자들 류 의원에 성희롱성 비판
캐나다선 후드티 등원 여성 의원 ‘응원 캠페인’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퇴장하고 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 원피스를 입고 등원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도를 넘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성 차별과 민주당 지지층의 이중 잣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모임’ 페이지에 한 게시자는 “때와 장소에 맞게 옷을 갖춰 입는 것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합니다. 튀고 싶은 girl, 예의 없는 girl”이라고 썼다. 해당 글에는 “관종인가”, “티켓다방 생각난다” 등의 악성 댓글이 달렸다.

이런 공격에 대해 류 의원 측은 “평소 직장에 입고 출근할 수 있는 옷은 국회에서도 입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류 의원은 정보기술(IT) 업계에 근무할 때도 원피스를 즐겨 입었다고 설명한다. 국회라고 해서 특별한 ‘드레스 코드’가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회 복장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7년 전 국회의원 선서 자리에 백바지를 입고 나타나 비판을 받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국회법 25조는 “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포괄적으로 규정할 뿐 복장 규정은 따로 없다.

특히 유 이사장 복장 논란 때는 보수 측이 진보 정치인을 공격한 측면이 강했지만, 이번에는 젊은 여성 정치인을 폄하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더욱이 유 이사장 논란 당시 민주당 지지자들은 ‘탈권위’를 외치며 유 이사장을 옹호했으나, 이번에는 여성 의원을 공격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캐나다 퀘벡주 의회에서는 후드티 차림으로 의사당에 온 퀘벡연대 소속 캐서린 도리온 의원에 대한 비난이 있었다. 이에 유권자들은 ‘나의 후드티, 나의 선택’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도리온 의원을 옹호하는 글을 올리며 ‘후드티 입고 출근하기 운동’을 벌였다.

한국에서도 류 의원의 복장과 관련해 지지의사를 밝히는 정치권 인사들이 늘고 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녀가 입은 옷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며 “오히려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진중권 전 교수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들(유시민)의 드레스 코드를 옹호했었는데 지금은 그들이 복장단속을 한다”며 “옛날에 등교할 때 교문 앞에 늘어서 있던 선도부 애들처럼”이라고 비판했다.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류 의원을 향한 비난이 성차별적인 편견을 담고 있다.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조혜민 대변인은 “중년 남성의 옷차림은 탈권위고 청년 여성의 옷차림은 정치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는 이중잣대”라며 “지금은 2020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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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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