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EU와 사상 첫 ‘언택트’ 정상회담

文대통령, EU와 사상 첫 ‘언택트’ 정상회담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20-06-30 17:24
수정 2020-06-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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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한반도평화 위한 북한 지속 관여 노력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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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유럽연합(EU)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0. 6. 30 도준석 기자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유럽연합(EU)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0. 6. 30 도준석 기자pado@seoul.co.kr
“샤를 미셸 EU(유럽연합) 상임의장,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지난달 예정된 두 분의 방한이 코로나 상황으로 성사되지 못해 아쉬운데 우선 화상회의로 함께 뵙게 돼 반갑습니다.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한국에서 뵙게 되길 기대합니다.”

전략적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아 30일 한·EU 정상회담이 ‘화상’으로 열렸다. 공식 양자회담이 ‘화상’으로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3월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 4월 아세안+3 화상 정상회의가 열렸지만 모두 다자회의였다. 올들어 양자회담이 열린 것도 처음이다.

양측 정상들은 한·EU 간 보건·경제 분야에서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공유하고, 상호 공조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EU 정상들은 한국 정부가 신속하고 투명하며 혁신적인 조치들을 통해 코로나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왔음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코로나 방역과 치유 과정에서 축적하고 있는 경험과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국제사회의 코로나 대응 노력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는 코로나를 겪으며 기후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크게 각성했고, 빠르게 다가오는 디지털 시대를 체감했다”면서 “기후변화와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 그린 딜’ 정책을 통해 글로벌 기후 환경 문제 해결을 주도하는 EU 신지도부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하며,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 정책의 중요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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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유럽연합(EU)의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의 화상 정상회담이 예정된 30일 청와대 본관 회담장에서 사전점검이 진행되고 있다. 양측은 회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공조 방안과 보건 방역 분야 협력,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제연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0. 6. 30  도준석 기자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과 유럽연합(EU)의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의 화상 정상회담이 예정된 30일 청와대 본관 회담장에서 사전점검이 진행되고 있다. 양측은 회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공조 방안과 보건 방역 분야 협력,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제연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0. 6. 30
도준석 기자pado@seoul.co.kr
양측 정상들은 또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구축이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세계 평화 및 안정에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의 위협’에 ‘석탄철강공동체’라는 창의적 노력으로 극복한 유럽의 용기는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주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것에 대해서도 항상 든든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U 정상들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북한을 지속 관여시켜 나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당분간 비대면 정상회담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본관 충무실에 화상 정상회담장을 만들었다. 문 대통령 좌석 뒤에는 태극기와 EU 깃발이 놓였고, ‘한·EU 화상 정상회담’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다. 스크린에는 EU측 참석자가 발언하는 화면도 나올 수 있게 했다.

문 대통령의 양옆으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배석자들이 앉았다. 문 대통령과 배석자 사이에는 투명 칸막이가 설치됐다.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바라볼 정면에도 대형 스크린이 마련돼 양측 정상이 화상으로 마주하며 대화할 수 있도록 했고, 바닥에는 카메라와 함께 카메라가 이동할 수 있는 레일이 깔렸다.

탁현민 의전비서관은 “언택트이긴 하지만 진짜 회담하는 것처럼 흡사하게 구현하려고 노력했다”며 “선도적으로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럽의약품청(EMA)과 코로나19 진단과 예방, 치료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교환할 경우 비밀을 유지하는 임시 약정을 체결했다. 이번 약정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사용되거나 개발 중인 의약품 임상시험 정보, 심사 자료, 안전성 이슈 등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정보를 안전하게 교환하는 게 목적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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