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라더니…재판은 안 나가고 골프 친 전두환

알츠하이머라더니…재판은 안 나가고 골프 친 전두환

입력 2019-01-17 00:29
수정 2019-01-1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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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세계 의학계가 놀랄 일” 비판

전두환 전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 서울신문 DB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재판에는 출석하지 않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씨 등과 골프를 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에 펴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8월 첫 재판이 열렸지만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증세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7일 두 번째 재판에도 독감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2017년 4월만 해도 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쳤고 지난달에도 부인 이순자씨와 같은 골프장에서 목격됐다고 한 언론이 보도했다.

전 전 대통령 측 민정기 전 비서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쳤는지는) 모르겠다. 일상생활 일정을 알지도 못한다”면서 “알츠하이머가 누워 있는 병도 아니고 원래 신체는 건강하시니까 일상생활이나 신체 활동을 하시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서울 전두환 전 대통령 연희동 자택 앞에서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옛 전남도청 지킴이 어머니들이 이순자씨의 ‘민주화의 아버지는 전두환’ 망언을 규탄하며 폴리스 라인을 전 전 대통령 자택 가까이로 밀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19.1.4 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전두환 전 대통령 연희동 자택 앞에서 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옛 전남도청 지킴이 어머니들이 이순자씨의 ‘민주화의 아버지는 전두환’ 망언을 규탄하며 폴리스 라인을 전 전 대통령 자택 가까이로 밀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19.1.4
연합뉴스
그는 “이순자 여사가 식사, 골프, 여행을 같이하는 친목 모임이 두세개 있는데 이 여사가 가끔 식사 초대 모임이나 골프 모임을 갈 때 (전 전 대통령도) 같이 가시는 것 같다”며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골프장은 사장 부인이 이 여사와 모임을 같이하는 멤버라고 하고, 전에 골프 모임을 같이 했던 사이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전 전 대통령을 뵈면 조금 전에 한 이야기를 1시간 동안 열번, 스무번 되묻고 대화 진행이 안 된다. 가까운 일들을 전혀 기억을 못 하신다”며 재판 출석을 하기엔 무리가 있는 건강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 전 대통령이 법정 출석을 거부했던 무렵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지자, 여야 정치권은 논평을 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골프를 즐겼다는 보도를 지켜본 국민들은 큰 충격을 넘어 전 전 대통령이 진정 인간이라면 이럴 수 없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골프 치러 다닌다니 세계 의학계에 희귀사례로 보고될 케이스”라며 “이래 놓고 광주 재판에 참석할 수도 없고 5·18 진상 규명에도 협조할 수 없다니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일갈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전 세계 의학계가 놀랄 ‘세상에 이런 일’이다. 심지어 전 재산이 29만원뿐인데 골프를 치러 다니다니 국민들은 기막힐 따름”이라며 “더는 어떠한 핑계도 용납할 수 없다. 끝 모를 국민 기만과 사기극 막기 위해 법의 심판대에 조속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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