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없애달라” 대통령 면전서 120분 난상토론

“규제 없애달라” 대통령 면전서 120분 난상토론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19-01-15 19:11
수정 2019-01-1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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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기업인 130명 ‘각본 없는 대화’

이종태 회장 “규제, 왜 있어야 되는지
공무원이 입증하지 못하면 폐지해야”
文 “행정명령 규제에 선도적으로 적용”
17명이 질문… 예정 30분 넘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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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대기업 총수들과 ‘커피 산책’
文대통령, 대기업 총수들과 ‘커피 산책’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커피가 든 보온병을 들고 경내를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영빈관에서 본관·불로문·소정원을 거쳐 녹지원까지 25분가량 함께 걸었다. 앞줄 왼쪽부터 박 회장, 이 부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문 대통령, 최태원 SK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현정은 현대 회장.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이 15일 청와대에서 ‘경제 살리기’를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였다.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규제개혁 등 대기업·중견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히면서 고용과 투자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와 중견기업인 등 13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갖고 “고용과 투자는 기업의 성장과 미래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며 국가 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길”이라며 “앞으로도 일자리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고용 창출에 앞장서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의 역할만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도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를 비롯한 규제개혁 등 기업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집권 3년차를 맞아 경제활력 제고에 올인하고 있는 문 대통령이 새해 들어 기업인과 대화에 나선 것은 지난 7일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대화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재벌 총수 등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대통령이나 장관이 즉답하는 ‘타운홀 미팅’ 형식은 처음 시도됐다.

문 대통령은 “여러 기업이 올해부터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아는데, 정부 전담 지원반을 가동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돕겠다. 적극적 사업 발굴과 투자에 힘써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올해 세계 경제 둔화와 함께 우리 경제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정부·기업·노사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다”며 “대기업·중견기업이 새로운 산업과 시장 개척에 앞장서주실 것으로 믿고, 여러분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현장 어려움의 신속한 해소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업인들의 건의는 규제개혁에 집중됐다. 예정을 30분쯤 넘긴 120분 동안 이어진 토론에선 17명의 기업인이 질문을 했고, 파격적인 제안도 나왔다. 이종태 퍼시스 회장은 “수십년간 유지된 규제는 폐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기업이 왜 풀어야 하는지 입증하는 방식보다는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케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 폐지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며 “과감하게 없애보는 시도를 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행정명령으로 이뤄지는 규제는 정부가 선도적으로 노력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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