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북미정상회담 국면…北,풍계리검증 카드로 조기개최 유도

이젠 북미정상회담 국면…北,풍계리검증 카드로 조기개최 유도

김태이 기자
입력 2018-10-08 11:30
수정 2018-10-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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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폼페이오 방북 직후 ‘조기 개최’ 메시지 교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7일 방북 이후 북미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2차 정상회담 국면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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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만나는 김정은
폼페이오 만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7일 면담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2018.10.8.
연합뉴스
1차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새로운 북미 관계 건설 등에 합의한 양 정상이 그 구체적 실천 방안을 마련키 위해 다시 대좌하는 날이 가시권 안에 들어온 셈이다.

폼페이오 방북 협의 직후 직간접적으로 나온 양 정상의 반응에도 정상회담의 조기개최 메시지가 담겨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가까운 미래에 김정은 위원장을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 회동 후 작별하면서 “조만간 제2차 조미(북미) 수뇌회담과 관련한 훌륭한 계획이 마련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해당 발언을 보도한 8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이 5차례나 등장했다.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미 정부 내 전문가들의 불신을 넘어서려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톱다운(최고 지도자 사이에 먼저 합의한 뒤 아랫급에서 협상하는 방식)식’ 해법이 필요하다는 게 북측의 지배적인 인식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비핵화와 종전선언 관련한 북미 협상도 2차 정상회담의 시간표에 맞춘 듯한 양상이다.

당장 외교가의 관심은 북미가 이번 폼페이오 방북에서 합의한 실무협상이 언제 열릴지에 쏠리고 있다.

지난 7월초 폼페이오 3차 방북 직후 미국이 실무협상 추진을 발표한 이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북한은 이번 폼페이오 4차 방북 직후 “제2차 조미(북미) 수뇌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할 데 대하여 합의했다”고 중앙통신을 통해 직접 발표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결국, 조만간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의 실무협상에서 2차 정상회담을 통해 최종 합의할 비핵화와 상응 조치의 조합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논의가 얼마나 이른 시기에 시작되느냐, 그리고 비핵화와 상응 조치 조합이 조기에 마련되느냐가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또 하나의 관심은 북한이 지난 5월 이뤄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확인할 미국 측 사찰단의 방문을 요청한 대목이다. 평양 공동선언(지난달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포함된 유관국 전문가 참관 하의 동창리 엔진 실험장 등 폐기 방안에 이어 핵 사찰·검증과 관련한 또 하나의 카드를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풍계리와 동창리 등 자신들 미래 핵 역량 억제 조치가 이뤄지거나 이뤄질 곳에 미국 전문가들을 불러들이는 ‘행동’을 취함으로써 북핵 폐기 검증에 대한 미 일각의 회의론을 돌파하고, 북미정상회담을 조기에 성사시키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북미정상회담과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와의 함수 관계도 관전 포인트다.

외교 현안인 북미협상이 미국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와 관련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해야 차후 북미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데 양측의 이해가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선거 결과의 예측 불가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중간선거 이전에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하는데 특히 의욕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북한은 2006년 미 중간선거의 여당 패배 이후 집권 공화당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직접대화 거부’에서 ‘직접대화’로 급선회하는 것을 지켜본 바 있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할 경우 의회 내 대북접근 신중론자들의 목소리가 강화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행보가 조심스러워질 수 있음을 북측은 의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런 만큼 북한으로선 미국 선거 전에 정상회담을 개최해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 면에서 중요한 진전을 만드는 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해결을 위한 방안들과 쌍방의 우려 사항들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다”는 조선중앙통신 기사 내용은 적어도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언급이 있었음을 유추케 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중간선거 전에 2차 정상회담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대한 ‘희망’을 자국민들에게 던지고 회담은 선거 후에 하는 것이 나을지,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비핵화 합의를 만들어 낸 뒤 그것을 선거전에 활용하는 게 나을지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미 양측은 향후 실무협상에서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조합을 만들어 가면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선거전으로 하느냐, 후로 하느냐에 대해 신중하게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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