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올린’ 北리용호, 작년 ARF에선 기피대상, 올해는 정반대

‘몸값 올린’ 北리용호, 작년 ARF에선 기피대상, 올해는 정반대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8-01 15:50
수정 2018-08-0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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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남북미 외교장관회담 개최여부 촉각…中·러도 환영일색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3일 싱가포르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리 외무상의 외교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 AP 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
AP 연합뉴스
올들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최대 국제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북한의 외교 수장인 리 외무상이 이번 ARF의 최대 관심 인물로 부각하는 양상이다.

리 외무상의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재로선 최소 5∼6개 국가와의 양자 외교장관 회담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의 경우 ARF 직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외교장관들이 북한의 도발에 ‘엄중한 우려’를 표시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규탄 분위기 속에서 리 외무상이 다소 소외되기도 했다.

당시 북한은 아세안 회원국들에 양자회담을 타진했지만, 아세안 측은 대북 경고 메시지가 흐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의장국이었던 필리핀 외교장관만이 아세안 대표로서 리 외무상과 만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져 리 외무상의 활동 반경이 지난해보다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도 비핵화 프로세스 조율을 이유로 북한과의 외교장관 회동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아세안 국가들도 북한과의 접촉을 꺼리지 않는 분위기다.

외교부 당국자는 “작년과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다르다”며 “(ARF 회의 결과인) 의장성명에도 남북·북미 회담에 대한 지지·환영의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북미 양측이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의장성명 등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싱가포르 외교전’에서 리 외무상은 개별 국가와 양자관계를 강화하면서 종전선언의 정당성과 대북 제재 완화의 필요성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리 외무상은 최근 미사일 발사장 폐기와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송환 등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대한 북한의 이행 노력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는 달리 3일 싱가포르 도착 예정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ARF의 최대 관심사라고 할 남북, 북미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도 같은 (ARF) 회의에 참석할 예정으로, 북미의 접촉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계획된 회담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 장관도 싱가포르에 도착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 외교장관회담에 대해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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