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역사적 기회”…“긴밀 소통·정보공유 중요” 공감

한일 외교장관 “역사적 기회”…“긴밀 소통·정보공유 중요” 공감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4-11 16:40
수정 2018-04-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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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평화정착 목표 확인…고노, 납치자 문제 입장 北에 전달 요청

한일 양국 외교장관은 11일 서울에서 열린 회담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지금이 “역사적 기회”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
악수하는 한일 외교장관
악수하는 한일 외교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11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날 양국 장관은 한일관계와 북한 및 북핵 문제를 중심으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회담에서 이같이 뜻을 같이 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밝혔다.

회담에 배석한 이 당국자는 “두 장관은 우선 남북·북미정상회담이 이어지는 이 시기가 매우 관건적 시기이자 분수령이며 역사적 기회라는데 뜻을 같이 했다”며 “‘관건적 시기’라는 표현은 강 장관이, ‘분수령’이라는 표현은 고노 외무상이, 역사적 기회라는 표현은 두 장관이 같이 썼다”고 말했다.

그는 “(두 장관은) 중요한 시기에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를 양국이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구체적 행동이 있을 때까지 대북제재와 압박은 지속돼야 한다”며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로 대변되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완전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문제와 미사일 문제, 납치자 문제가 포괄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일본의 기본 입장을 (남북정상회담 계기에) 북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있기까지 대북제재·압박은 유지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남북관계는 비핵화와 따로 갈 수 없다는 정부 차원의 명확한 인식 하에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 장관은 “북한도 대화 중에 도발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대화의 모멘텀(동력)을 지속 유지하는 것이 비핵화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납북자 문제와 핵·미사일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일본 측 입장을 북측에 전달해달라는 고노 외무상의 요청에 대해 “납치자, 이산가족 문제 등은 모두 인도적 문제”라며 “우리로서는 이런 인도적 문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고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강 장관은 “현단계에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 등 포괄적 의제 외에 어떤 구체적 사항이 의제 테이블에 올려질지 알 수 없다”고 첨언했다.

아울러 두 장관은 이달부터 이어지는 미일·남북·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한일간 정보 공유 및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충분한 정보 공유와 의견 조율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고노 외무상은 이날 강 장관과 회담하기 앞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도 면담했다.

한편, 고노 외무상은 남북·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는 언급을 여러차례 했으며, 조속한 비핵화를 위한 한일 및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한일 양자 관계와 관련해 두 장관은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키로 하고, 양국간 셔틀외교를 포함한 다양한 차원의 교류와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한일 대학간 ‘3+1프로그램’(한국에서 3년, 일본에서 1년간 대학 교육을 받은 뒤 일본에서 취업하는 프로그램)을 포함한 청소년층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강 장관은 한일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고 전하고, 방안을 마련하면 일본 측에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측도 이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강 장관은 양국 경제협의체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하고, 답보 상태인 한일 어업협정 협상에 대한 일본 측의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과거사 문제의 경우 두 장관은 사할린 강제동원 한인 희생자 유골봉환 등과 관련한 실무협력을 증진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고노 외무상이 “한일위안부 합의 이행이 필요하다”고 개괄적으로 말했고 강 장관은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을 밝혔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소개했다.

아울러 한국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 계획에 대해 고노 외무상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그에 대해 강 장관은 강하게 반박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밝혔다.

이날 회담에는 양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이 배석했다. 양국 장관은 이날 만찬을 함께 하며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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