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개막 전날 개최 예상…축하비행 준비, 장비도 200여대 동원
북한이 당 중앙위 정치국 결정서를 통해 2월 8일을 ‘2·8절(건군절)’로 공식 지정한 가운데 이를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군 열병식(퍼레이드) 준비에 동원되는 병력과 장비가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부의 한 소식통은 23일 “현재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병력 1만3천여명과 장비 200여대가 동원된 가운데 군 열병식 예행연습을 하는 정황이 식별되고 있다”면서 “이달 초보다 병력과 장비가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군 열병식 예행연습에는 병력 1만2천여명과 장비 50여대가 식별됐으나, 이달 중순부터는 병력은 1천여명, 장비는 150여대가 각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북한은 열병식 예행연습에 SU(수호이)-25 전투기와 AN-2 저속 침투기 등 항공기를 동원해 ‘축하비행’(에어쇼)을 준비하는 동향도 포착되고 있다.
Su-25 기종은 옛 소련에서 1천350대가 생산되어 북한, 이라크, 체코 등에 200대 이상 수출됐다. 최대속도가 마하 0.82로 전투행동반경은 375㎞다. 30mm 기관포, 집속폭탄, R-60(AA-8) 공대공 미사일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북한은 길이 13m, 기폭 18.2m의 AN-2기를 300여대 보유하고 있다. 농약 살포용으로도 이용되는 AN-2는 완전무장한 특수부대원 10명가량을 태울 수 있고, 저고도 비행시 레이더 감시망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 프로펠러도 목재인 AN-2는 200m가량의 짧은 활주로에서도 얼마든지 이착륙이 가능하다.
북한은 1948년 2월 8일 인민군을 창설했으며 1977년까지 주요 국가 명절 중 하나인 ‘건군절’로 기념해오다가 1978년부터 김일성이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1932년 4월 25일을 인민군 창건 기념일(건군절)로 기념해 왔다.
군 당국은 북한이 올해 군 창설 70주년의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정규군(조선인민군) 창설일에 규모를 갖춘 열병식을 개최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8일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날이기도 하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위대한 수령님께서 조선인민혁명군을 정규적 혁명무력으로 강화발전시키신 일흔돌이 되는 올해”라고 밝혀 2월 8일을 성대히 기념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이날 발표한 당 중앙위 정치국 결정서에서 2월 8일을 ‘조선인민군창건일’로, 4월 25일을 ‘조선인민혁명군창건일’로 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실무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2월 8일을 인민군 창건일로 기념하기로 한 것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과 차별성을 노리고 일종의 ‘군 역사 바로세우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