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3자구도’로…친홍 vs 친박 vs 중립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3자구도’로…친홍 vs 친박 vs 중립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2-04 13:44
수정 2017-12-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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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조경태-한선교 ‘여론조사 단일화’ 합의…7일 발표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 경선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주영·조경태·한선교 의원 등 이른바 ‘제3지대 후보’들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여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합의 내용을 보면 단일화 시점은 오는 7일이다. 이들 후보는 당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뒤 7일 오후 늦게 단일후보를 발표하기로 했다.

이들이 전격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한 것은 중립지대 후보들이 난립했다가는 표가 나뉘어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립지대 의원들은 단일후보가 결선투표에만 오르기만 한다면 ‘비박’(비박근혜)·‘비홍’(비홍준표) 진영의 지지를 끌어모아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현재 당내에 뚜렷한 계파 색채를 지니지 않은 중립성향의 의원들이 70∼8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각 후보마다 장·단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이주영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고, 수차례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해 당내 인지도가 높다. 그러나 각종 선거에 잇따라 패했다는 사실이 약점으로 작용한다.

조경태 의원은 민주당 출신으로, 젊음과 패기, 그리고 계파를 탈피한 참신함이 최대 강점이다. 그러나 한국당에 입당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한 게 사실이다.

한선교 의원은 MBC 아나운서 출신으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지난 17대 국회부터 수도권에서 내리 4선을 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내에서 별다른 당직을 맡은 적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단일화 작업이 마무리되면 이들 후보는 자체 논의를 통해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들 후보군 내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도 결정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립지대 후보들이 단일화에 성공하면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김성태 후보 vs 친박 후보 vs 중립지대 후보’가 맞붙는 ‘3파전’으로 재편된다.

‘친홍’(친홍준표) 후보로 통하는 김성태 의원과 ‘친박’(친박근혜) 후보로 통하는 홍문종 의원은 이르면 5일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다. 또 친박계 유기준 의원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향후 홍문종 의원과의 단일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경선의 관전 포인트는 중립지대 후보의 득표력이다.

지지기반이 확실한 김성태·홍문종 의원은 중립지대 후보의 지지율은 결국 ‘허상’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투표장에 들어가면 이른바 ‘조직의 힘’이 발휘될 것이고, 중립지대 후보에 대한 지지는 ‘모래알’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최근 홍준표 대표가 자신의 막말에 대한 반발을 의식하고, 페이스북 활동을 잠정 중단하면서 당내 경선구도가 ‘친홍 대 비홍’ 구도에서 다시 ‘친홍 대 친박’ 구도로 흐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물론 김성태·홍문종 후보의 전략 포인트는 각각 다르다.

김 의원은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로 당선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정치보복 대책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내세우면서 문재인 정부의 폭주에 맞서 강력한 대여 투쟁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홍 의원은 3명의 후보가 나오는 상황에서 결선투표는 불가피하고, 2차 경선에서 자신과 김성태 의원이 맞붙는다면 비홍 진영을 결집해 자신이 승리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중립지대 후보들의 입장은 다르다.

당내에 계파 갈등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의원들이 많이 있고, 이들 의원들이 표를 모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후보가 내세우는 슬로건도 ‘화합’이다. 그런 만큼 핵심 친박 또는 바른정당 복당파 출신을 제외한 대다수 중립지대 의원들이 자신들을 지지해주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결국, 각자가 바라보는 판세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경선 결과는 오는 12일 경선 당일 뚜껑을 열어볼 때까지는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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