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던 입맞춤… 뼈아픈 이별

뜨겁던 입맞춤… 뼈아픈 이별

이주원 기자
입력 2017-11-06 22:32
수정 2017-11-06 23:3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김무성-유승민 애증의 17년

‘개혁보수’라는 기치 아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떠나 ‘풍찬노숙’을 함께해 온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1년도 안 돼 결국 결별을 택했다.
이미지 확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의 탈당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바른정당 통합파의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이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파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심각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의 탈당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바른정당 통합파의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이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파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심각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불과 2년 전 비박(박근혜)의 싹을 틔우며 당 지도부로 의기투합했던 두 사람은 그간 극한 갈등과 화합을 반복하며 긴장의 공생 관계를 유지해 왔다. 김 의원과 유 의원의 인연은 2000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체제에서 원내수석부총무와 여의도연구소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이들은 2002년 대선 캠프에서도 함께했다. 김 의원은 이회창 캠프에서 미디어대책본부장을 맡으며 미디어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유 의원도 정치특보를 지내며 연설과 정책 업무를 도맡아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에 힘을 보탰다.
이미지 확대
김무성(왼쪽)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지난 9월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당 화합을 위해 열린 만찬에 참석, 입맞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왼쪽)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지난 9월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당 화합을 위해 열린 만찬에 참석, 입맞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5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체제에서 김 의원은 사무총장, 유 의원은 비서실장을 각각 지냈다. 김 의원은 당의 살림살이를 총괄했고 유 의원은 박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며 연을 이어 갔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김 의원과 유 의원은 각각 박근혜 캠프의 조직총괄부장과 정책메시지총괄단장을 맡았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이들은 2015년 2월 새누리당 대표와 원내대표로 만나 ‘비박 지도부’로 함께 손발을 맞춘다.

이들의 관계는 2015년 청와대의 ‘유승민 찍어 내기’에 김 의원이 청와대의 손을 들며 금이 가기 시작했다. 당시 국회법 개정안에 박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유 의원과 충돌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유 의원을 향해 ‘배신의 정치’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김 의원은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유 의원에게 원내대표 자진 사퇴를 권고했다.

하지만 2016년 새누리당 공천 파동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친박과 완전한 결별을 선언하며 다시 의기투합한다. 지난 1월 이들은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며 둥지를 버리고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5% 안팎에 머무른 낮은 지지율로 당의 진로를 두고 마찰을 빚어 왔다.

대선 이후 김 의원을 필두로 한 통합파 의원은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주장했던 반면 유 의원은 줄곧 자강론을 내세우며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 왔다.

유 의원은 6일 바른정당 내 ‘통합파’를 이끌고 탈당 선언을 한 김 의원에게 “지난해 같이 탈당할 때 저는 끝까지 새누리당에 남아 개혁을 해 보려고 했고 지금 탈당하신 분들은 제일 먼저 탈당을 했다”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개혁보수의 길이라는 초심을 지키지 못해 대단히 안타깝고 서운하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7-11-07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