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응시자 이름에 표시해 순위변경 지시…수사요청”
감사원이 박기동 가스안전공사 사장의 ‘채용비리’ 감사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12일 공개했다.박기동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오른쪽 두번째)이 20일 경상북도 경주 외동정압기지를 방문해 가스시설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2016.9.20 [한국가스안전공사 제공=연합뉴스]
감사원의 ‘공직비리 기동점검’ 결과에 따르면 가스안전공사는 2015년 65명, 2016년 79명의 신입·경력직원을 서류·필기·면접 등 3단계 전형을 거쳐 채용했다.
감사원 감사결과 가스안전공사는 당초 면접점수 순위가 낮아 인사위원회가 고득점순으로 심의할 때 채용인원의 1배수 내에 들지 않은 13명(2015년 4명·2016년 9명)을 최종 합격시켰고, 그 원인은 박 사장의 ‘부당 개입’으로 드러났다.
박 사장은 2015년 1월 인사위원회 개최 전에 면접전형 집계결과를 보고받자 “현장에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한 것”이라며 특정 응시자 이름에 화살표를 표시하면서 6명의 면접점수 순위를 임의로 변경하도록 지시했다.
인사부장은 차장에게 화살표가 표시된 서류를 주며 “순위가 바뀌었으니 맞춰서 절차를 진행하라”고 말했다.
차장은 변경된 순위에 맞춰 엑셀 프로그램에서 면접점수를 수정한 뒤 당초 면접위원들에게 부탁해 면접평가표를 그에 맞춰 작성하게 하고는 당초 면접평가표를 파기했다.
그에 따라 합격권 밖이었던 4명이 합격하고, 원래 합격할 수 있었던 4명이 탈락했다.
가스안전공사는 2016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의 ‘공공기관 인사채용 실태 감사’에서 전년도 채용과 관련해 박 사장의 예비후보자 5명 순위 임의변경 문제로 기관장 경고와 기관경고를 받았다. 이때 산업부 감사에서는 박 사장의 최종합격자 순위변경 문제는 드러나지 않았다.
박 사장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2016년 5월 최종합격자 심의를 위한 인사위원회 전 면접전형 집계결과를 보고받자 “인사 정책상 일부 인원의 조정검토가 필요하다”며 합격시킬 사람은 ‘0’, 탈락시킬 사람은 ‘X’표시를 하는 방법으로 총 18명의 순위를 임의로 바꾸라고 지시했다.
인사부는 전년도와 같은 방법으로 면접위원들에게 부탁해 면접평가표를 다시 작성했고, 당초 합격권이 아니었던 9명이 최종합격했다.
감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박 사장의 비위행위를 통보하니, 임명권자에게 해임을 건의하기 바란다”고 인사자료를 전달했고, 검찰에 지난 7월10일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도 요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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