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보이콧 계속돼야 임명동의안 처리 용이…‘역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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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수 후보자에 반대하는 한국당이 본회의에 들어올 경우 과반 찬성표를 확보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민주당은 애초 지난 4일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올려 처리하려고 했다. 이는 지난 1일 여야 원내대표가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직권 상정하는 데 동의한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당이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이유로 2일 국회를 보이콧하고 국민의당이 한국당의 불참을 이유로 본회의 진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4일 처리는 불발됐다.
민주당은 당시 국민의당이 “2~3일 정도 기다려달라”는 입장을 밝힌 것을 이유로 11일 본회의에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올리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핵심관계자는 “이번 주에 가급적 하자는 입장이기는 한데 내일(7일) 본회의에 올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다음 본회의가 있는 다음 주 월요일(11일)에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11일을 처리 시점으로 정한 것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2~13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11일에도 처리를 하지 못할 경우 김 후보자 문제가 김명수 후보자와 엮일 수 있다는 점을 민주당은 경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당이 보이콧 중인 것도 택일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107명)이 보이콧을 풀고 본회의에 참석할 경우 가결에 필요한 과반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민주당(120명)과 국민의당(40명), 정의당(6명)을 합치면 과반(150)이 넘기는 하지만 기독교계에서 김 후보자가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군대 내 동성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군형법 조항의 합헌 결정 당시 위헌 의견을 낸 것을 이유로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임명 반대’ 문자를 집중적으로 보내고 있는 것이 변수다.
만약 문자폭탄 등의 영향으로 국민의당에서 반대표가 많이 나올 경우 과반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이 한국당에 “명분 없는 보이콧을 풀고 국회에 복귀하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김 후보자 인준안 처리에 있어서는 한국당이 보이콧으로 불참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역설적인’ 분석이 많다.
민주당 원내핵심관계자는 “의원들 입장에서는 문자 폭탄을 받으면 신경 쓰이고 위축될 수 있지만 결국 최장기 헌법재판소장 공백 사태를 방치할 때 오는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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