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갈등법안 수두룩…文대통령 인사 놓고도 격돌 예고

여야 갈등법안 수두룩…文대통령 인사 놓고도 격돌 예고

입력 2017-08-27 10:04
수정 2017-08-2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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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예산전쟁’ 불가피…세법·방송법, 대표적 충돌 지점‘적폐-신적폐’ 공방…“보수정부 적폐청산” vs “신적폐 저지”

여야는 다음 달 1일 개회식을 열고 9월 정기국회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번 국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열리는 첫 번째 정기국회로, 여야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정책과 예산 등 이슈 하나하나를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격돌을 벌일 전망이다.

야당은 100일을 갓 넘긴 문재인 정부의 초기 국정운영은 ‘신(新) 적폐’의 연속이었다고 규정하면서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현 정부의 실정을 낱낱이 부각시키고 포퓰리즘 정책을 막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0여 일에 대해 “국가의 존재 이유를 보여준 기간”이었다고 자평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쌓인 각종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강경한 태세다.

여당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비롯한 이전 정권의 여러 문제점을 파헤치고, 이에 맞서 보수야당이 앞장서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적폐, 신적폐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세법·방송관계법 뇌관…‘입법전쟁’ 예고

‘입법전쟁’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는 세법 개정안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세 과세표준 5억 원 초과 구간에 적용되던 최고세율을 인상하는 한편 법인세 과표 2천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세율을 기존 최고세율(22%)보다 3% 포인트 높은 25%로 적용하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부자 증세’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담뱃값·유류세 인하를 통한 ‘서민 감세’로 맞불을 놨다.

한국당은 먼저 현재 4천500원인 담뱃값을 원래 수준인 2천500원으로 내리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2천cc 미만 승용차에 대한 유류세를 50% 인하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정안과 개별소비세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방송관계법 개정도 뇌관이 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지난 25일 세종시에서 열린 당 워크숍에서 “방송 개혁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가 사장이 됐으면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 발언의 취지와 대안을 생각하기 위해 논의를 해보기로 했다”며 관련법 개정 의사를 시사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은 “방송장악이라는 민낯이 드러났다”고 맹공을 퍼부으면서 결사 저지하겠다는 강경한 태세다.

또 국민의당이 주도하는 국회선진화법 개정 문제를 놓고도 충돌이 예상된다. 다만 이 사안은 단순한 여야 간의 대립이라기보다 각 당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다소 복잡한 흐름을 보인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적극적으로 개정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당은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으나 ‘미완의 과제’로 남은 노동개혁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규제개혁특별법 등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 법안은 19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당시 야당인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혀 폐기됐었다. 일각에선 여당 시절에도 처리하지 못한 법안을 야당이 된 지금 처리하는 것은 더 어렵다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여당은 야당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중점처리 법안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개혁 과제를 앞세워 무리하게 법안 처리를 시도하기보다는 야당과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쉬운 법안’, 민생 법안부터 우선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인사 놓고 충돌 예고…김명수 인사청문회 격돌

여야는 오는 28일 정기국회 대결의 전초전으로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한다.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3당은 공히 이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이유정 불가론’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의 반대에 대해 국정 발목잡기이자 대통령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여야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문제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국당은 김 후보자가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사실 등을 문제 삼는 것은 물론 일각에서는 ‘사법쿠데타’라는 격한 표현까지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 “기수와 서열로 물든 사법 체계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분”이라고 평가함과 동시에 이번 인사를 사법 개혁의 신호탄이라며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여야가 아직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지 않았지만, 인사청문회가 열릴 경우 양측의 대격돌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최근 ‘살균제 계란’ 파동 늑장대응 및 부적절 발언 논란의 중심에 있는 류영진 식품의약품처장 거취 문제를 놓고 대립 전선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이 즉각 사퇴를 주장하는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류 처장에 대한 비판 기류가 없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야당의 사퇴 요구를 정치 공세로 일축하는 형국이다.

이밖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이 문 대통령의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강행에 반발하며 방통위의 업무보고 자체를 보이콧하고 있어 향후 정기국회에서도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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