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다음달 시행 1년…“말도 많았지만 더치페이 정착중”

청탁금지법 다음달 시행 1년…“말도 많았지만 더치페이 정착중”

입력 2017-08-21 14:42
수정 2017-08-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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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에만 362건 신고…3·5·10 규정 논란은 진행 중

다음 달 28일이면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1주년이 된다.

청탁금지법은 시행 초기 ‘캔 커피 1개, 카네이션도 안 되느냐’는 논란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각자내기(더치페이) 문화를 정착시키는 등 투명사회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 대다수가 동의한다.

2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9월 28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접수된 청탁금지법 신고접수는 부정청탁 159건, 금품 등 수수 187건, 외부강의를 포함한 기타 16건까지 총 362건이다.

이는 청탁금지법 주무부처인 권익위에 접수된 신고 건수일 뿐, 전체 2만3천여 개 공공기관에 접수된 신고는 훨씬 더 많다.

청탁금지법 시행 후 6개월간 전체 공공기관에 접수된 신고는 2천311건이었으며, 최근 현황은 집계 중이다.

대표적인 위반사례를 보면 부산의 고등학교 운동부 감독이 지인의 장례식 등에 본인의 이름으로 조화를 보내라고 학부모들에게 ‘갑질’을 하다 적발됐다.

또, 광주의 고등학교 교사가 수학여행 사전답사를 명분으로 제주도의 리조트에서 가족과 함께 무료로 숙박했다가 적발됐다.

진안군청 과장 등 2명은 지난 3월 진안군 체육회 부회장단으로부터 1인당 3만 원을 초과하는 저녁 식사를, 경기도 양주시의회 의원 8명은 같은 달 양주축산농업협동조합으로부터 1인당 3만 원을 초과하는 점심을 제공받았다가 적발됐다.

경기도 오산의 편의점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70대가 업무방해 혐의로 자신을 조사하는 경찰관 책상에 현금 100만 원이 든 봉투를 놓고 갔다가 과태료 300만 원 처분을 받기도 했다.

1년 가까이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학교에서는 학부모 면담 시 촌지나 케이크 등 선물이 사라지고, 병원에서는 진료·수술 날짜를 앞당겨 달라는 등의 민원이 급격히 줄었다. 공직사회에서도 접대문화가 확연히 줄었다고들 말한다.

한국갤럽이 지난 6월 전국 성인 1천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가 청탁금지법 시행에 대해 ‘잘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응답자들은 이 법이 부정부패와 비리, 부정청탁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선물제공과 접대가 더 ‘음성화·고급화’됐다는 지적을 한다.

청탁금지법 처벌의 위험을 무릅쓰고도 선물제공과 접대를 ‘제공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존재하며 이들은 더 은밀하게, 이왕에 하는 거니 더 비싼 거로 주고받는다는 말까지 나온다.

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액을 둘러싼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 여부와 상관없이 동일인으로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는 것을 금지한다.

그리고, 직무와 관련해서는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금품수수를 금지한다. 다만,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을 대통령령이 정한 범위까지 허용한다.

현행 시행령이 허용하는 기준은 음식물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으로, 이른바 ‘3·5·10만원 규정’으로 불린다.

이를 두고 식당 등 소상공인이나 농어민 피해를 줄이고, 현실성을 고려해 음식물과 선물 상한선을 올려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 제기돼 왔다.

농협과 축산업계는 “지난해 우리나라 쇠고기 식량자급률은 37.7%로, 10년 이내 처음으로 40% 이하로 하락했다”며 청탁금지법이 한우 소비 위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화훼업계도 마찬가지다. 경기도에 따르면 aT화훼공판장을 통해 조사한 결과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화훼류 거래물량과 거래금액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1%와 4.6%가 줄었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추석 전 청탁금지법의 가액기준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박은정 권익위원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막연히 추석이 다가온다는 이유로 특정 직종의 부진 등의 관점에서 가액을 조정한다면 (이는) 새 정부의 반부패 정책 기조에도 맞지 않고 국가의 청렴 이미지 제고에 손상을 준다”며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도 최근 발간한 저서 ‘김영란법, 김영란에게 묻다’에서 “한우나 굴비도 100만 원이 넘지 않으면 직무와 관련 없이 받는 것은 아무런 제한이 없다”며 3·5·10 규정 개정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참여연대·한국투명성기구·한국YMCA전국연맹·흥사단투명사회운동본부 등 반부패운동 5개 시민단체는 이달 17일 공동성명을 통해 “청탁금지법 완화주장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권익위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청탁금지법의 경제적 상관관계 등을 연구한 결과가 올 연말에 나오면 그때 가서 개정에 대해 검토를 해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권익위는 오는 21일부터 10월 31일까지 ‘2017년도 국민참여 반부패 청렴 콘텐츠·독후감 공모전’을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공모전 홈페이지(www.integritycontents.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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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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