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주민 참관 환경영향평가 검증 계획…주민 반대 기류 여전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시험발사에 대응해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의 추가 임시배치를 지시했지만, 이들 발사대가 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 들어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군 관계자는 6일 “사드 발사대 4기의 임시배치는 현지 주민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충분히 거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발사대 4기를 임시배치하는 데 주민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주민을 설득한다는 게 국방부의 입장이다.
사드 1개 포대는 발사대 6기가 기본이지만, 성주 사드 기지에는 지난 4월 26일 반입한 발사대 2기만 임시배치돼 있다. 당시 주한미군은 발사대 2기와 함께 사격통제용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을 반입했다.
나머지 발사대 4기는 경북 왜관에 있는 미군 기지인 캠프 캐럴에 보관 중이다. 주한미군은 당초 이들 발사대도 성주 기지에 순차적으로 반입할 계획이었지만, 청와대가 성주 기지의 환경영향평가를 새로 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발이 묶였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달 28일 화성-14 2차 시험발사를 감행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로 캠프 캐럴에 있는 발사대 4기의 성주 기지 추가 임시배치를 지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발사대의 추가 임시배치가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국방부는 주민의 동의를 충분히 구하는 절차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방부가 오는 10일 성주 기지에서 환경부와 함께 공개적으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검증 작업을 할 예정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방부는 성주와 김천 주민의 참관 아래 사드 레이더 전자파와 소음 등을 측정할 계획이다. 레이더가 인체·환경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한 주민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사드 배치 반대 단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주민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검증 작업에 불참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달에도 공개적인 레이더 전자파 측정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주민 반대가 계속될 경우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임시배치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도 지난 4일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검증 계획을 언론에 설명하며 발사대 4기 임시배치에 관해 “한미간 협의 과정이 필요하고 주민들을 설득해 투명하게 할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검증 작업 외에도 사드 배치에 대한 주민을 설득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다음, 발사대 4기를 추가 임시배치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발사대 4기를 성주 기지에 반입하는 것도 지난 4월과는 달리 공개적으로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대 4기의 추가 임시배치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와는 별개로 추진한다는 게 국방부의 입장이다. 이미 반입한 발사대 2기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기간에 콘크리트 공사가 필요 없는 야전배치 방식으로 배치됐다.
국방부는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임시배치한 다음, 주한미군에 2차로 공여할 부지를 포함한 약 70만㎡의 부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사드의 최종 배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사드 발사대 4기의 반입이 계속 늦춰질 경우 요격미사일을 짧은 시간에 여러 발 발사할 수 없어 적 탄도미사일 요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미 양국은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임시배치 방안을 협의 중이다.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4일(현지시간) “완전한 사드 배치를 위해 한국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며 “협력을 지속해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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