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치르며 진보정당 존재감 키우고 당직선거 불출마 ‘포스트 심상정’ 위한 백의종군…“청년 조직에 비중”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10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과감한 혁신으로 대중적 진보정당의 시대를 열겠다던 2년 전의 약속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남겼다.국민여러분 사랑합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당대표 퇴임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해준 국민들에게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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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심 대표는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달 3일 일찍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정의당의 새로운 지도력을 발굴하고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심 대표는 지난달 8일 대선 당시 자신을 취재한 기자들과 만나 “대표에서 물러나도 할 일이 많다”면서 “청년 조직기반 확충에 비중을 두려고 한다. 시간이 필요한 문제다”라고 언급했다.
심 대표가 당 지도부에서 벗어나 ‘백의종군’하기로 한 것은 자신이 그간 달성해 온 성과를 바탕으로 차세대 리더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한 대승적 선택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심 대표 체제에서 나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지난 2015년 7월 당직 선거에서 노회찬 현 원내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된 심 대표는 그해 11월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진보결집+(플러스) 등을 정의당으로 사실상 흡수 통합해 외연을 넓혔다.
작년 4월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출현과 야권 연대 무산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종전 의석보다 1석 늘어난 6석을 확보하며 비교적 선방했다.
심 대표는 특히 지난 대선에서 ‘심블리’라는 애칭을 얻으며 더불어민주당의 사표(死票) 공세에도 불구하고 6.2%의 지지율을 기록, 정의당의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 초반 여야가 강대강으로 부딪힌 인사청문 정국에서도 심 대표의 정의당은 찬성할 것은 찬성하고 반대할 것은 반대한다는 ‘합리적 진보’의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제 정의당의 당면 과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개헌 논의 과정에서 중선거구제 도입, 비례대표제 확대 등으로 선거제도를 개혁해 2020년 제1야당으로 부상하고, 2022년 집권하겠다는 원대한 중장기 목표도 갖고 있다.
이런 비전을 실현할 차기 당 대표 선거에는 박원석 전 의원과 이정미 의원이 후보로 나서서 ‘2파전’을 이뤘다. 두 후보는 선거전에서 ‘포스트 심상정’을 자처하며 당 외연 확대 방안을 두고 설전을 벌여왔다.
당선자는 오는 11일 개표 직후 공고된다. 현직 의원으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은 이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박 후보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 선거 결과를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 대표는 당분간 당 외곽에서 차기 당 지도부를 지원할 방침이다. 전국을 돌며 대선 공약을 되새기는 ‘약속 투어’는 그 일환이다. 우선 현재 3만6천 명 수준인 당원을 연내 4만 명으로 늘리는 일에 앞장설 계획이다.
다만, 심 대표가 당 대표 퇴임 후에도 노회찬 원내대표와 함께 원내에서 진보정치 간판 ‘투톱’의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정의당 관계자는 “차기 당 대표가 당장 포스트 심상정을 빈틈없이 채우기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면서 “심 대표가 여러 가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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