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패싱 vs 대통령 부재 탓…해석 엇갈려
미중 정상회담 이후 한미 최고위급 전화협의 전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다음 날인 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통화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와는 통화하지 않음에 따라 그 배경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한국시각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약 35분간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언론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통화의 계기로 설명했다.
미·중 정상회담(미국 현지시각 6∼7일) 후 상호 가장 편리한 최단 시일 내에 한미 최고위급 간에 전화 협의를 할 예정으로 전해졌지만, 북한의 5일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한미 정상 간 통화는 없었다.
대신 한미 간에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사이에 전화 협의가 있었다.
앞서 북한이 탄도 미사일 4발을 발사한 다음 날인 지난달 7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 이어 한국의 현직 정상인 황 대행과 통화했었다.
정부 당국자는 6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에 긴밀한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라는 안보상 변수가 있었던 직후 미국 정상이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한국을 제쳐놓고 일본과만 통화한 것은 대수롭지 않게 넘길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한반도 문제 논의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외교 당국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한미간에 긴밀한 조율이 이뤄지고 있으며, 외부에 비치는 한일 간의 차이는 한국의 대통령 궐위 상황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즉 대선을 거쳐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해결될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짜는 시기에 어떤 이유에서건 한국이 최우선 논의 대상에서 밀려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우려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또 한국의 대통령 궐위 기간 미국이 동아시아 동맹국들과의 관계에서 일본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월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하면서 “일본에 매우 불공정하다”고 말하고 한국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
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5∼19일 한·중·일 3국을 순방하면서 가진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 때 일본을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칭하고,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라고 칭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의사소통에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정리됐지만 틸러슨이 세 순방국 중 한국에서만 만찬을 하지 않은 것도 여러 억측을 낳기도 했다.
결국, 다음 달 9일 대선을 거쳐 취임할 새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계기에 한반도 문제의 제1 당사자이자 1순위 협의 대상은 한국이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히 각인시켜야 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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