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시진핑 호감도 급락…‘中 사드보복’ 영향

한국인 시진핑 호감도 급락…‘中 사드보복’ 영향

입력 2017-01-23 19:03
수정 2017-01-2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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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정책硏 조사…中호감도 동반 하락

우리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해 중국이 보복조치 등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중국은 물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대한 우리 국민의 호감도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 1월까지 매달 중국과 시 주석에 대한 우리 국민의 호감도를 조사해왔다.

23일 연구원에 따르면 시 주석에 대한 우리 국민의 호감도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9월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직후인 같은 해 10월 조사에서는 10점 만점에 5.51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당시 한중관계가 최상을 구가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5.14로 집계되며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같은 해 12월과 올해 1월에는 각각 4.16과 4.25로 내려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7월 이후에는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로 한중관계에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중국에 대한 호감도도 2015년 11월 5.54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6월 4.90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같은 해 12월과 올해 1월에는 각각 4.20과 4.31로 하락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미중 패권경쟁 속 한국인의 사드 인식’ 보고서(김지윤 연구위원, 강충구·이지형 선임연구원)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한국인의 대중 인식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중국의 강경 대응이 지속되면 한국인의 대중 인식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역풍으로,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 내의 (반대) 여론을 지지로 돌아서게 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중국은 한국 내 대 중국 여론을 고려해 사드 배치에 대한 대응수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가 지난해 7월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사드 배치에 대한 지지여론이 급격히 줄었고, 이는 중국의 반발에 따른 한중관계 악화 우려보다는 정부의 정책 결정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 2015년 3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정기적으로 조사한 사드 배치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찬성 의견은 2015년 3월 61.4%, 2016년 2월 73.9%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6년 8월 53.6%, 9월 59.8%, 11월 46.3% 등으로 정부가 지난해 7월 사드 배치를 공식 결정한 이후 지속적으로 지지여론이 위축됐다.

같은 기간 사드 배치 반대 여론은 2015년 3월 20.3%, 2016년 2월 20.7%, 8월 36.3%, 9월 31.7%, 11월 45.7%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사드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같은 해 11월 조사에서는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축소된 것이다.

사드 배치 반대 이유는 지난해 11월 조사에서 ‘정부의 결정을 신뢰할 수 없어서’가 53.9%로 절대다수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할 것 같아서’(22.7%), ‘북한의 미사일 공격 가능성이 낮아서’(9.0%), ‘전자파 등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가 있어서’(7.8%)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원은 “사드 배치에 대한 여론 변화는 국내 정치 상황 악화와 대통령, 정부에 대한 불신이 외교정책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경우”라고 평가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특정 주제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정기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유선전화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의 전화인터뷰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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