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나누기 ‘反’ 프레임 전쟁

세력 나누기 ‘反’ 프레임 전쟁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7-01-10 18:16
수정 2017-01-11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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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각을 세운다…고로 존재한다

대선 초반 차별화 나선 잠룡들

조기 대선 레이스가 점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여야 후보들은 경쟁 후보와 각을 세우며 차별화에 나섰다. 이른바 ‘반(反)프레임’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반(反)이명박근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4년이 대한민국 역사의 최대 굴욕”이라면서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반정치권’을 기치로 내걸었다. 그동안 국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 준 기존 정치인들과 차별화된 후보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반 전 총장이 12일 귀국 후 독자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여권 후보이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러브콜을 보냈던 후보라는 인식을 지우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반 전 총장의 측근은 10일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어느 쪽으로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제히 ‘반문재인’ 기조로 초반 레이스를 뛰고 있다. 대권에 도전하려면 일단 당 후보 경선에서 문 전 대표부터 꺾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세론’을 경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친문 패권주의’는 이들 3명의 공통된 공격 포인트다. 이 시장은 “나는 비문(비문재인)이 아니다. 문 전 대표가 비이(비이재명)다”라며 “문재인 대세론은 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가 페이스메이커, 마지막 1등은 내가 될 것”이라고, 박 시장은 “참여정부 시즌2는 안 된다”며 문 전 대표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반호헌(護憲)’을 세력으로 궤를 같이한다. 개헌을 매개로 한 제3 중립지대 ‘빅텐트론’이 이들의 구심점이다. ‘반문재인’ 프레임도 동시에 쥐고 있다. 이 때문에 반 전 총장과 바른정당 세력뿐만 아니라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를 포함하는 비문 세력까지 포섭할 수 있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는 ‘반새누리당’, ‘반박근혜’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비선실세 국정 농단 사태에서 묻은 얼룩을 지우고 깨끗한 보수 세력의 적통임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이다. 박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세력임을 강조하면서 친정인 새누리당의 내홍을 연일 공격하는 것도 차별화 시도의 일환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지금은 다자구도인 상황에서 비박, 비문 등 ‘세력 간 프레임’이 형성됐다면 대선에 임박해서는 현 체제를 바꿀지, 유지할지 등 ‘시대 정신’을 둔 큰 프레임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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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7-01-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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