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세월호 특별법 국난 초래”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세월호 인양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014년 7월 8일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거론하며 선장과 선원 그리고 해양경찰과 세월호 소유주 유병언 일가를 탓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 청와대 보고와 그 과정에의 혼선은 참사 원인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DB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세월호 인양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청와대의 이런 인식은 세상을 떠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다이어리에 그대로 적혀 있었다.
30일 JTBC에 따르면 김 전 수석은 자신의 다이어리에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를 ‘장’이라는 글자로 표시했다.
그런데 다이어리 메모를 보면 2014년 7월 8일 김 전 실장이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거론하며 선장과 선원 그리고 해양경찰과 세월호 소유주 유병언 일가를 탓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 청와대 보고와 그 과정에의 혼선은 참사 원인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최종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한 2014년 5월 19일로부터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비서실장이 수석비서관들에게 ‘청와대 책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 닷새 뒤에도 김 실장은 세월호 유족들이 제정을 촉구한 ‘세월호 특별법’이 국난을 초래한다고 말하면서 “좌익들의 국가기관 진입 욕구가 강하다”고 참모들에게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세월호 특별법 마련과 그에 따른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을 요구하던 시민단체들을 좌익으로 몰아붙인 것이다.
또 김 전 수석의 다이어리에서는 2014년 10월 27일 기록에서도 김 실장이 세월호 인양 작업과 관련해 시신 인양은 안 된다면서 정부 책임론이 커져서 부담이 된다는 취지로 말한 걸로 보이는 메모가 발견됐다. 이때는 유가족들이 세월호 선체 인양을 처음으로 공식논의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청와대가 세월호 유족들의 의사보다는 정부에 부담이 되는지 만을 기준으로 선체 인양 여부를 판단하려 한 걸로 보이는 대목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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