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전략자산 배치 두고 엇박자…“北핵위협 인식 차이”

한미, 전략자산 배치 두고 엇박자…“北핵위협 인식 차이”

입력 2016-10-21 07:58
수정 2016-10-2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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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한 제48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엇박자를 보였다.

양국이 수사(修辭) 차원에서는 북한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지만,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엄중함을 받아들이는 정도에서는 아직도 온도차가 있다는 게 확인됐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SCM을 하루 앞둔 19일 기자들과 만나 한미 양국이 이번 회의에서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 방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미 양국이 실무선에서 모든 논의를 마치고 양국 국방장관의 승인이라는 형식적인 절차만 남겨놓은 상태인 것으로 전달됐다.

이 때문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회의를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시각에 맞춰 미국이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상시 순환배치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그러나 한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를 포함해 앞으로 (추가 조치가)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 문제는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합의로 설치되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의 의제로 남게 됐다.

이번 SCM에서 양측이 이 문제에 관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은 미 전략무기의 운용에 관한 인식 차이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회의를 마치고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어떤 특정 옵션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표명하는 것이 억제라든지 전략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적절한가 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군사적 옵션을) 특정해 이야기하는 것은 미국의 전략적 입장에서 그렇게 현명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번 SCM에서 우리측은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를 원했지만, 미국측이 전략무기의 상시 순환배치 결정이 전략적이지 않다며 난색을 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입장에서는 전략무기 운용의 모호성을 남겨두는 게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상시 순환배치하고 아무 일 없이 시간만 흐르면 오히려 전략무기의 대북 압박 효과가 소실되고 말 것으로 우려했을 수도 있다.

전략무기의 전진 배치가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고려됐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미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이어 전략무기까지 한반도에 배치할 경우 미중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달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가 한국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줄이고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신뢰를 강화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 남는 게 사실이다.

미국이 군사작전의 관점에 치중해 한국 국민의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려면 군사훈련을 넘어 양측의 깊은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 셈이다.

한민구 장관은 “이번에 출범하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의 틀 속에서 추가적인 여러 군사적 옵션들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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