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대남 영향력 행사보다는 충성경쟁 목적” 분석
여야의 잠룡들이 최근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며 1년여나 남은 차기 대선 분위기에 시동을 걸자 북한 매체들은 대선 개입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더 큰 재난을 몰아오는 보수패당의 재집권소동’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박근혜역도가 보수세력의 재집권을 꿈꾸고 있는 것이야말로 인민들을 우롱모독하는 파렴치한 망동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집권 후 사대매국정치와 파쇼독재통치, 반인민적 악정과 부패무능으로 남조선의 모든 것을 망쳐놓고 사상 유례없는 동족대결정책으로 북남관계까지 최악의 파국상태에 빠뜨린 괴뢰보수패당은 재집권이 아니라 인민들의 한결같은 요구대로 정치무대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마땅하다”며 선을 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 “각계층 인민들이 떨쳐일어나 박근혜패당의 재집권 시도를 단호히 저지 파탄시키고 반역무리를 역사의 무덤 속에 매장하기 위한 대중적 투쟁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려야 한다”며 남남갈등을 부추기기도 했다.
신문은 지난달 30일에도 “남조선 인민들은 청와대악녀와 그 패당에게서 기대할 것이란 아무것도 없으며 이자들이 다음기(차기) 대통령 선거를 통해 권력의 자리를 또다시 차지한다면 그보다 더 큰 불행과 재난은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며 우리 대선에 대해 언급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지난달 27일 “벌써부터 새누리당 내 친박근혜파들은 박근혜를 다음기 총리나 당대표로 내세우기 위한 쑥덕공론을 벌리고 있다고 한다”며 “박근혜의 장기집권이야말로 악몽 중의 악몽, 전대미문의 민족적 대재앙으로 될 것”이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특히 평양방송은 지난달 29일 “반기문은 남조선에 그 어떤 지지기반도 없으며 정치적으로 무능할 뿐 아니라 남조선 현실도 잘 모르고 있다”면서 여당의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흠집내기’에 나섰다.
북한은 과거부터 이처럼 우리나라의 대선과 총선 등 대형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대남 영향력을 행사하려 해왔지만, 북한의 시도는 무위에 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우리 선거에 개입하면 할수록 결과는 북한의 의도와는 반대로 나오곤 했다”며 “그런데도 비슷한 행태를 반복하는 것은 내부 충성경쟁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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