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출마 막판 고심…“어느 쪽으로 기운 상황은 아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김 전 지사는 이번 전대에 대표 후보로 나설 경우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의 혁신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그는 김무성 대표 시절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을 맡아 선거제도 개혁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혁신안 마련을 주도했다.
다만 혁신안이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한 한계도 드러냈으며, 4·13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고배를 마신 게 뼈아픈 대목이다.
김 전 지사 측은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위기 극복에 나서달라는 의견이 주위에 많다”면서도 “출마하면 대권을 포기해야 해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다른 측근도 “출마든 불출마든 늦어도 모레(27일)까지는 결정하겠지만, 어느 쪽으로 기운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 입장에선 사실상 정치 인생의 마지막 승부처에 선 셈이다. 주변 인사들의 전대 출마 요구는 대권 도전이 쉽지 않다는 판단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용종 제거 수술을 한 김 전 지사의 건강에 대해 한 측근은 “건강검진 도중 조기에 발견했고, 완치된 것으로 안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10월 “대구는 내 고향, 나는 친박(친박근혜)”이라고 발언하기도 했지만, 계파를 분류하자면 그는 비박(비박근혜)계다.
김 전 지사가 전대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6명의 당권 주자는 친박계의 이정현 의원, 중도로 분류되는 이주영·한선교 의원, 비박계인 정병국·주호영·김용태 의원이다.
여기에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이 사실상 출마를 확정하면서 김 전 지사까지 포함하면 친박 2명, 중도 2명, 비박 4명 등 8명의 경쟁 구도가 된다.
후보가 7명 이상이면 컷오프(예비경선)를 적용해 5명으로 줄이는 전대룰에 따라 이들 중 3명이 컷오프 대상이다.
결국 김 전 지사의 출마는 자칫 난립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비박계 진영의 단일화를 앞당기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갑작스럽게 나오신다고 하면 그게 어떤 (판세에) 영향을 미칠지 아직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전 지사의 출마설에 대해 “당혹스럽다”며 “사려 있게 결정해 주길 바란다”고 일단 견제구를 날렸다.
김 전 지사가 비록 정치적 타격을 입은 원외(院外) 신분이지만, 그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는 없는 만큼 친박 진영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통화에서 “출마한다면 전대 흥행의 ‘불쏘시개’는 될지 몰라도, 김 전 지사 본인으로선 굉장히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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