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소재 없는 與총선참패 백서…계파 의식해 ‘두루뭉술’

책임소재 없는 與총선참패 백서…계파 의식해 ‘두루뭉술’

입력 2016-07-17 13:32
수정 2016-07-1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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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파동·수직적 당청관계·상향식 여론조사 공천 등 원인으로 지목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17일 20대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한 ‘국민백서’를 공개했다.

백서는 총선 참패의 원인과 관련해 전문가, 일반인, 출입기자, 당 사무처 직원, 총선 경선후보 등의 의견을 나열식으로 담았다.

총선 참패의 주된 원인으로는 ▲계파 갈등에 따른 공천 파동 ▲상향식 여론조사 공천 ▲수직적 당청 관계 ▲대국민 소통 부재와 오만 ▲정책 부재 등이 꼽혔다.

그러나 이는 이미 총선 직후부터 언론을 통해 대부분 여러 차례 지적된 내용이어서 굳이 백서까지 발간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인 비박(비박근혜)계 중 어느 쪽에도 책임을 지우지 않는 등 구체적인 인적 책임론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한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이한구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의 독단에 책임을 지우는 대목이 포함됐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진실한 반성과 철저한 책임 가리기가 백서에 담겼어야 했는데, 오래전부터 누구나 다 아는 내용만 나열해 놓았다”면서 “새누리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국민백서의 내용이 두루뭉술하고 밋밋한 백화점식 나열이 된 것은 전당대회를 앞둔 양대 계파의 신경전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대위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돼 비박계인 권성동 당시 사무총장이 낙마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백서 발간에 주류 친박의 공천 책임론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됐을 정도였다.

그러나 비대위 측은 이번 백서가 계파 갈등의 또 다른 원인이 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자 이 같은 내용을 담을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백서 발간과 관련해 “이 백서는 새누리당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기 위한 게 아니라 냉정하게 우리 현실을 파악해 미래로 전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당이 어려워진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고 지상욱 대변인이 전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또 “새누리당의 모든 구성원은 국민이 지적한 대로 계파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자제하고 모두 앞에 나와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자세로 당의 혁신과 화합에 디딤돌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 시간부터 통합, 민생, 혁신으로 하나 된 새누리당이 국민 목소리를 받들어 다시 사랑받도록 함께 전진하자”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백서에 나온 내용을 앞으로 혁신안 성안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지 대변인은 설명했다.

291쪽 분량의 백서는 김진양 유니온리서치 부사장, 윤종빈 명지대 교수와 익명의 전문가 등 모두 6명이 감수를 맡았으며, 오는 19일 시중에 발간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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