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구도 뒤흔든 ‘潘風’, 7개월뒤 귀국 때까지 유지될까

차기구도 뒤흔든 ‘潘風’, 7개월뒤 귀국 때까지 유지될까

입력 2016-05-30 13:40
수정 2016-05-3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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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방한 기간 대권 광폭행보로 潘 지지율 선두 직행

반기문 바람을 뜻하는 이른바 ‘반풍’(潘風)이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반 총장이 서울로 돌아오는 내년초까지 위력을 계속 발휘할까.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예상밖의 파격 발언과 누가 보더라도 ‘대권 행보’로 읽히는 동선으로 지난 엿새동안 차기 대선 판도를 뒤흔들어놓았던 반 총장은 30일 ‘반풍’의 여진을 남긴 채 출국한다.

반 총장은 방한 기간 과감한 언행으로 차기 대선구도에서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잡았다.

이런 기대감은 즉각 보수층 결집으로 연결됐고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반 총장을 단번에 선두로 올려세웠다.

그러나 국내 정치권에서는 올해 연말까지 반 총장이 서울에 부재하다는 점과 향후 혹독한 현실 정치의 검증을 견뎌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반풍’의 지속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30일 중앙일보가 27∼28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으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8.4%가 반 총장을 꼽아 1위에 올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반 총장을 꼽은 응답률은 대구·경북(TK)에서 45.1%로 나타나 반 총장의 고향인 충청(30.6%)보다 높았다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의 지역적 기반인 TK와 충청권의 보수성향·고령의 지지층 결집 가능성이 보였다”면서 “반 총장이 새누리당의 지지층을 오롯이 확보하면서 향후 선거에 중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지지율 강세는 야권 대선 잠룡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 센터장은 통화에서 “반 총장이 비(非)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기성 정치에 반감이 있는 중도층에서 일정 부분 관심을 보내고 있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비롯해 그간 중도층에 강한 지지를 받았던 중도성향 후보들에게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권 잠룡들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표면적으로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역활동,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강연 등을 통한 경제행보로 대권플랜의 ‘스텝’을 밟으며 반 총장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반 총장이 풀어야 할 과제와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분명히 있다.

특히 올해 연말까지 유엔 사무총장직 수행으로 국내 정치권을 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변수로 보는 시각이 많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반 총장 열풍은 현재 정치권에 대한 반감으로 반 총장을 대안으로 여기며 지지하는 성격도 있다”면서 “그러나 언론보도가 줄어들고 그사이 여권 내 다른 잠룡들이 활동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화제가 전환돼 반 총장에 대한 기대와 지지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반 총장이 이번 방한에서 보여준 행보가 기존 지지층을 실망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중진인 5선의 정병국 의원은 통화에서 “이번 방한 때 반 총장은 지나치게 정치 공학적 행보를 보였다”면서 “현재 국민이 갈구하는 건 기득권 정치를 뛰어넘는 행보인데 반 총장은 구태정치를 답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상상력을 만들어줬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해 굉장히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윤희웅 센터장도 “반 총장이 TK-충청을 지역기반으로 갖게 된다는 점에서 과거 고건 전 국무총리와 차별화될 수 있겠지만, 동시에 반 총장이 친박(친박근혜)계에 국한된 카드처럼 비치면 현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지지기반 확장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정치인인 반 총장에게 현실 정치 검증 문제는 참신성과 동시에 ‘동전의 양면’처럼 따라붙는 한계이기도 하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서 “반 총장이 너무 나간 것 같다”면서 “반 총장이 결단과 리더십이 있는지, 경제문제에 대한 (능력에) 의문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검증하면 그렇게 좋은 평가 나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경계령’이 발동된 야권에서는 반 총장을 견제하고 흠집내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터져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반 총장은 연말 사무총장 퇴임때까지 국내 여론의 흐름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북핵문제 해결 등 남북관계 진전의 모멘텀 마련을 시도하면서 국가통합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며 때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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