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감투’ 또 나눠먹나…“경험·전문성 중심으로”

상임위원장 ‘감투’ 또 나눠먹나…“경험·전문성 중심으로”

입력 2016-05-15 10:00
수정 2016-05-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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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당선인 50명, 자리는 18개…임기 분할·상임위 분리 주장까지

여야의 원(院) 구성 협상이 본격화하면서 20대 국회에선 그동안 빈말로만 그쳐온 상임위원회 중심주의 국회를 정착시키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임위는 정부의 각 부처를 소관 기관으로 삼아 법안과 예산안을 심의·의결하는 국회의 핵심 기구다. 19대 국회에선 18개의 상임위 또는 준상임위(전임 상임위 13개+겸임 상임위 3개+예산결산특위·윤리특위)를 두고 있다.

문제는 상임위원장을 3선 의원이 맡는 관례다. 20대 국회 여야의 3선 당선인은 50명이다. 전·후반기 2년씩 상임위원장을 배분해도 14명은 상임위원장을 맡을 수 없는 구조다.

그러다보니 교육문화체육관광위나 환경노동위 등 일부 상임위를 분할하자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이질적인 분야가 한데 묶였기 때문이라는 논리지만, 이면에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늘리려는 여야의 공통된 이해관계가 깔렸다는 지적이다.

19대 국회처럼 한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1년만 하고 다른 의원에게 넘겨주기로 밀약하는 ‘꼼수’도 나올 가능성이 크다.

상임위원장이 이처럼 여야의 정치적 거래에 따른 3선 의원들의 ‘감투 나눠 먹기’로 흐르는 탓에 전문성은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역대 국회를 보면 해당 상임위에서 활동한 경험이 전혀 없는 의원이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이처럼 백지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상임위원장은 관료들의 조직적인 방어 논리를 당해내기 어렵다. 또 2년 뒤면 다른 상임위로 옮기기 때문에 열정도 덜한 게 사실이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문성이 부족한 상임위원장은 소관 부처에 휘둘려 의사봉만 두드리다 2년을 보내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5선의 정 의원은 16·17·18대 국회에서 내리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을 지낸 뒤 해당 상임위원장을 거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11년 동안 문방위원을 하니 웬만한 고위 공무원도 꼼짝을 못 했고, 장관이 된 뒤에도 장관으로서 손쉽게 부처를 장악했다”며 “국회도 이런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초선부터 ‘한 우물’만 판 정 의원은 우리나라에선 매우 이례적인 경우지만, 상임위 중심주의가 뿌리내린 미국에선 지극히 일반적인 사례다.

미국 의회는 선수(選數)를 의미하는 의회 서열(congressional seniority)보다 상임위 서열(committee seniority)이 중시된다.

우리나라와 달리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지만, 단순히 선수가 높은 게 아니라 한 상임위에서 얼마나 오래 활동했느냐가 상임위원장 지명 기준이다.

이런 선임자 우선 원칙(seniority rule)이 20대 국회에서 적용돼야 한다고 더불어민주당의 3선 당선인인 안규백 의원은 강조했다. 그는 18·19대 국회에서 국방위원을 지냈다.

안 의원은 “기획재정위, 국방위 등은 상당한 전문성이 없으면 부처 보고를 이해조차 못 한다”며 “선수보다 상임위 전문성을 먼저 고려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현상은 의원들의 ‘호통’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논리 대결에서 밀리니 다짜고짜 큰소리부터 치고 보는 것이다.

쟁점 법안 처리는 ‘호통 상임위’를 떠나 원내지도부 손으로 넘어가고, 결국 여야의 정쟁 소재가 되거나, ‘누더기 법안’으로 전락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상임위 배치가 권력의 서열이나 원내지도부와의 친소 관계로 정해지는 게 문제”라며 “상임위 운영의 연속성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상임위가 여야 간사와 소위원회 중심으로 운영되는 우리나라의 풍토를 고려해 위원장보다는 법안심사소위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특히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면서 여야 간사가 ‘3인 체제’로 바뀌는 것도 고려돼야 한다는 점에서다.

한 상임위 수석전문위원은 “정작 중요한 것은 법안소위위원장의 역할”이라며 “3당 체제에서 법안소위를 복수(複數)로 두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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