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 어제까지도 자서전 집필…“큰일 마쳤다” 탈고후 운명

이기택, 어제까지도 자서전 집필…“큰일 마쳤다” 탈고후 운명

입력 2016-02-21 06:03
수정 2016-02-2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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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세대 정치 거목인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의 빈소가 20일 저녁 마련되자 각계각층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성모병원에는 이 전 총재의 비서관으로 정치를 시작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비롯,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전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정계 동지들과 후배들이 바쁜 걸음으로 찾아왔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정의화 국회의장·황교안 국무총리·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더민주 김종인 대표 등의 명의로 된 추모 화환들도 쉴 새 없이 장례식장 안으로 밀려들어 왔다.

측근들이 전한 이 전 의원의 마지막 활동은 자서전 탈고였다.

이 전 총재가 민주당을 이끌 당시 비서실장으로 보좌했던 박계동 전 의원은 이날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전했다.

박 전 의원은 “어제(19일) 밤 총재님이 여의도 사무실에서 지난 6년간 준비해온 자서전 원고의 탈고작업을 마치고 나오며 ‘아…큰일을 마쳤네’라고 흡족하게 말씀했다고 들었다”면서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이어 “그렇게 어젯밤 늦게 집에 돌아와 오늘 아침 늦게까지 주무셨고 식사 때문에 총재님을 깨우러 방에 들어가 보니 이미 돌아가신 상태였다”며 상황을 전했다.

이 전 총재는 향년 79세의 나이였지만 평소 지병 없이 건강했다고 한다.

박 전 의원은 “일주일 전에 저와 식사도 하셨고 오늘 저녁에도 총재님이 지인과 식사약속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더민주에서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조경태 의원이 ‘부산의 정치적 선배이자 민주주의의 큰 어른인 이 전 총재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고 사무실로 찾아와 이 전 총재가 격려한 일도 있다고 이 전 총재가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의 관계자가 전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2년 대선 패배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한 후 이 전 총재를 당 대변인으로 보좌한 인연이 있는 무소속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전 총재의 별세에 대해 “소탈하시고 검소하신 인격에 결코 독하지 못하신 총재님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박 의원은 “DJ께서 영국에 가시고 저는 만 2년7개월 총재님을 민주당 대변인으로 모셨다”며 “(그 뒤) 제가 대북송금 특검으로 고초를 겪은 후 총재님(은) 신상우 부의장님, 김상현·정대철 의원님 김형문 유권자연맹 대표와 때때로 어울리시면서도 술은 마시지 않으셨다”고 회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총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을 도운 이력 등을 고려, 공식 논평은 내지 않았다. 대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1일 빈소를 방문, 고인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히기로 했다.

국민의당도 별도의 논평은 내지 않았고, 안철수 공동대표 등의 조문을 계획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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