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내 우리 자산 어떻게 되나…협상가능성 ‘희박’

北 개성공단내 우리 자산 어떻게 되나…협상가능성 ‘희박’

입력 2016-02-12 11:01
수정 2016-02-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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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반출 위해 협상 필요하나 현 상황서 1대1 협상 여지 제한적

개성공단을 폐쇄한 북한이 공단내 남측 자산을 전면 동결한 상황에서 이를 돌려받기 위한 남북 협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 북측이 이를 무단 훼손할 경우 대책이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조치에 대응해 북한은 11일 오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개성공업지구에 있는 남측 기업과 관계기관의 설비, 물자, 제품을 비롯한 모든 자산을 전면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에 가동 중단으로 말미암은 피해를 줄이려 동분서주하다 빈손으로 쫓겨나게 된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망연한 표정이다. 특히 납기일이 임박한 완제품을 들고 나오지 못한 업체가 많은 탓에 거래처의 배상청구와 신용도 하락, 협력업체 피해 등으로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에 정부와 민간이 투자한 자산은 1조원 남짓이지만, 실질적인 피해는 수조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12일 “입주기업 설비와 자재, 완제품을 가져오기 위해선 북측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남북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북측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공단 폐쇄를 선언한 것은 개성공단 재가동 여부와 관련해 당분간 남측과 대화할 의도가 없다는 의미로 읽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한국과 국제사회의 우려 해소’를 개성공단 재가동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북한은 핵문제는 남북간 협의사항이 아니란 입장을 고수해 왔다.

북한은 이에 더해 서해 군 통신선과 판문점 채널까지 당국간의 모든 대화 채널을 차단했다.

우리 정부 역시 개성공단 가동중단이란 ‘고육책’까지 동원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흐름에 물꼬를 트려는 와중에 북한과 자산반출 문제로 1대 1 협상에 나설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도 “개성공단내 남측자산 반출을 위한 협상은 당장은 이뤄지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북측은 금강산 관광 중단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동결한 남측 자산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최고인민회의 의결 등의 내부 절차를 거쳐 몰수, 처분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가동을 멈춘 공장 시설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적 시한은 짧으면 한두 달에 불과한 만큼 이러한 절차는 상당한 기간을 두고 동결과 몰수, 법적 처분이 진행됐던 금강산과 달리 신속히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개성공단은 남측이 공급하던 전력이 차단돼 정상가동이 힘든 상태다. 따라서 북한은 공단내 설비를 타지역으로 옮겨 임의로 이용하거나 매각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북측이 남한 기업을 대체할 제3국 기업들로 개성공단을 채우려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흐름을 감안할 때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북측이 남측 자산을 동결하거나 몰수할 국제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 하지만 유엔국제사법재판소(ICJ)의 재판관할권은 상호동의에 기초하기에 우리가 제소해도 북한이 응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결국, 추가제재 등을 통한 압박 외엔 마땅한 수단이 없는 셈이지만,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마지막 정책 수단까지 사용한 상태여서 당장은 뾰족한 방안이 나오기 힘들다는 평가다.

정부 당국자는 “지금은 법이나 규정이 아닌 힘의 논리가 통용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개성공단내 남측 자산의 보호와 회수를 위해 북측 동향을 주시하며 대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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