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길, DMZ 지뢰도발 당시 북한군 지휘 책임자리명수, 미사일 전문가·‘광명성4호’ 발사와 관련성
이달 초 ‘종파분자 및 세도·비리’ 혐의로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리영길 인민군(북한군) 총참모장은 북한군 수뇌부 3인방의 한 사람이었다.2002년 북한군 소장에서 중장으로 승진한 리영길은 2012년 중부 전선을 담당하는 5군단장에 기용됐고, 2013년 3월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을 거쳐 같은 해 9월 우리 군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총참모장에 발탁된 인물이다.
총참모장 부임 이후 2014년까지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되는 등 한때 김정은의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2월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서부전선 기계화타격집단 장갑보병구분대의 도하 공격 연습과 서남전선부대의 섬타격 연습 현장을 시찰할 때 동행했다.
리영길은 지난해 8월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에 지뢰를 매설해 우리 장병을 크게 다치게 했을 당시 북한군내 군사 지휘의 책임자로, 지뢰도발과 관련이 있는 인물로 지목됐다.
올해 1월 1일 새해를 맞아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 수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영길은 지난달 8일 ‘수소탄 시험 완전성공 경축 평양시 군민연환대회’에 참석했지만, 1월 10일자 조선중앙통신의 ‘김정은, 인민무력부 축하방문 및 연설’ 보도에 이름을 올린 뒤 지금까지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리영길 총참모장의 자리에 기용된 것으로 보이는 리명수 인민군 대장은 인민보안부장(우리의 경찰청장)을 지냈으며, 김정일·리을설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에 힘입어 순탄하게 군 요직을 밟아온 리명수는 박재경, 현철해 등과 함께 군부 내 김정일 측근 3인방으로 불렸다.
특히 1934년생으로 김정일 시대 인물인 리명수는 미사일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미사일 전문가로 알려져 이번 ‘광명성 4호 발사 성공’에 따른 재기용 및 발탁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리영길은 지난 8일 ‘지구관측 위성 광명성 4호 발사 성공’ 축하 평양시 군민경축대회의 참석 주요 인사를 소개하는 노동신문의 호명 명단에서 제외돼 교체 가능성이 거론됐다.
노동신문은 9일 전날 평양에서 열린 이 행사의 주석단에 자리한 인사를 소개하면서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황병서(군 총정치국장), 박봉주(내각 총리), 김기남·최태복(노동당 비서), 박영식(인민무력부장), 리명수(인민군 대장) 등의 순으로 호명했다.
북한 매체들이 통상 큰 행사의 참석자 명단을 소개할 때 인민무력부장 바로 다음에 총참모장을 호명하는데, 현 리영길 총참모장이 빠진 것이다.
대신에 리명수 인민군 대장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