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한국서 16차례 탄저균 실험…“‘올해 처음’이라던 주장은 사실 아냐”

미군, 한국서 16차례 탄저균 실험…“‘올해 처음’이라던 주장은 사실 아냐”

이슬기 기자
입력 2015-12-17 14:41
수정 2015-12-1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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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주한미군 탄저균 배달사고
한미 주한미군 탄저균 배달사고
주한미군이 그동안 서울 용산기지에서 탄저균 실험을 15차례나 실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탄저균 실험이 올해 오산기지에서 처음 진행됐다는 주한미군의 주장은 거짓으로 판명됐다.

또 지난 4월 사균화된 탄저균 샘플(표본)이 한국에 반입됐을 때 페스트균 검사용 표본이 함께 들어온 사실도 처음 공개됐다.

주한미군 오산기지 탄저균 배달 사고와 관련해 한미 공동으로 구성된 ‘한미 합동실무단’은 17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오산기지 탄저균 실험실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합동실무단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용산기지에서 모두 15차례의 사균화된 탄저균 검사용 표본을 반입해 분석하고 식별장비의 성능을 시험했으며 교육훈련도 진행했다.

이들 실험은 용산기지 내의 한 병원에서 이뤄졌으나 현재 이 병원은 없어졌다. 합동실무단은 15차례 실험에 사용된 탄저균의 양은 군사기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과거 주한미군에서 실험이 이뤄진 사실은 미측이 제출한 실험 관련 자료에서 확인됐다.

미국 메릴랜드주 에지우드화생연구소에서 발송된 탄저균 표본(1㎖)이 지난 4월 29일 오산기지에 반입돼 실험된 것까지 합하면 한국에서 이뤄진 탄저균 실험은 모두 16차례다.

앞서 주한미군사령부는 5월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탄저균 표본 실험 훈련은 올해 오산기지에서 처음 진행됐으며 독극물과 병원균 식별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에지우드화생연구소가 4월 24일 사균화된 탄저균을 오산기지로 발송하면서 페스트균 표본(1㎖)을 함께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페스트균이 반입된 것은 이번 합동실무단의 조사로 처음 밝혀진 것이다.주한미군은 그간 페스트균 표본 반입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합동실무단의 장경수 한국측 단장은 “반입할 때 포장 용기내에 사균화된 탄저균 및 페스트균임을 증명할 수 있는 첨부 서류가 동봉됐다”면서 “주한미군에 들어오는 것은 검사를 생략하고 통과됐다”고 밝혔다.

그는 “주한미군의 생물학 탐지·식별·분석체계인 쥬피터(JUPITR) 프로그램의 목적과 반입 때 첨부한 서류,관련 인원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주한미군은 활성화된 탄저균 및 페스트균을 반입할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합동실무단 조사활동에 참관한 고려대 미생물학교실 송기준 교수는 “인체 위해성이 될만한 사항은 하나도 없었다.탄저균 포자는 실험실에서 감염되기 어렵다”면서 “일반 탄저균 포자는 엉키기 때문에 공기 중에 떠서 감염을 일으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한미는 이날 열린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합동위원회에 주한미군 생물학 검사용 샘플의 반입 절차를 문서화한 합의권고안을 제출했다.

이 합의권고안은 주한미군이 검사용 샘플을 반입할 때 우리 정부에 발송·수신기관,샘플 종류,용도,양,운송방법 등을 통보하고,어느 쪽이 요청하면 빠른 시일내 공동평가에 착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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