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조롱·모욕 인내해왔다”…文에 사실상 탈당 최후통첩

安 “조롱·모욕 인내해왔다”…文에 사실상 탈당 최후통첩

입력 2015-12-06 14:21
수정 2015-12-0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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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일주일 가량 지방 머물며 칩거’중대결단’ 장고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6일 자신의 혁신전대 역제안을 거부한 문재인 대표에게 수용 여부를 답하라는 ‘마지막 신호’를 타전했다.

문 대표가 끝내 자신의 길을 고집한다면 안 전 대표도 탈당을 결행하는 등 갈 길을 가겠다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인 셈이다.

지난 30일 광주를 찾아 ‘창조적 파괴’를 거론한 연장선에서 한번 더 문 대표를 압박,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보인다.

안 전 대표의 탈당이 현실화될 경우 총선을 앞두고 당내 권력지도는 물론 야권 지형 빅뱅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흐름이 주목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탈당’이라는 표현이 직접 등장하진 않았다. 하지만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안 전 대표의 회견문 제목 자체가 문 대표에 대한 압박인 동시에 자신의 향후 거취도 암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또한 입장표명 방식을 기존의 기자간담회가 아닌 기자회견으로 하고, 장소도 국회 정론관으로 정한 것 자체가 ‘중대결단’을 사전에 암시하려는 비장함이 읽혀졌다.

안 전 대표는 실제 “오직 낡은 정치를 바꿔달라는 시대 흐름과 국민의 요구에만 충실할 것”, “정권교체를 위해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 “모든 걸 걸어야 한다”는 등의 표현으로 ‘강철수’(강한 안철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결기를 내비쳤다.

“더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에서는 목소리톤이 한층 올라가기도 했다.

안 전 대표측 핵심인사는 “안 전 대표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 당 안에서 문제를 풀어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어하지만, 그러한 노력이 한계에 봉착한다면 이제는 ‘액션’만 남았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인사는 “가능한 선택지는 탈당과 백의종군인데, 백의종군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인사도 “더이상 어영부영하면 지지층마저 다 떨어져나가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과거 서울시장 후보직 양보, 대통령후보직 양보, 창당 포기 및 ‘김한길 민주당’과의 통합 등을 거론, “저는 이제까지 늘 야당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해 왔다. 고통스럽고 힘든 선택이었지만 단 한차례도 분열의 길을 걸은 적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지지자들이 실망하고 비판하고 때론 조롱과 모욕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인내하며 제 길을 걸어왔다”며 “그런데 정권이 바뀌었느냐. 국민의 삶이 바뀌었느냐. 정치가 바뀌었느냐. 야당이 바뀌었느냐”고 되물으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음을 강조했다.

역설적으로 정권교체와 정치·야당 변혁을 위해 양보와 통합으로 점철돼온 그동안과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예고’이자 탈당 결행시 새정치연합에서 덧씌울 수 있는 ‘분열 프레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 인사는 “그동안 양보하고 해줄 만큼 했다는 게 안 전 대표의 생각”이라며 “만약 지금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당을 떠난다면 그 책임은 문 대표와 당에 있다는 항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결연한 표정과 단호한 어조로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렸으며, 문 대표가 혁신전대를 거부하면서 제시한 논리나 뒤늦게 자신의 혁신안을 수용한 점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문 대표를 기득권세력으로 규정한 뒤 “저는 지금 문 대표 개인과 권력싸움을 하는 게 아니다”, “안철수의 미래나 문재인의 미래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이대로 총·대선에 나서면 정권교체는 어려워진다”며 혁신투쟁의 정당성과 진정성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회견 후에는 쏟아지는 질문세례에도 굳은 표정으로 “오늘은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회견 직전까지 고심을 거듭한 듯 회견문에는 일부 문구를 직접 고친 흔적이 눈에 띄었다. 초안에는 문 대표에 대한 격한 표현도 있었으나 막판 교정 과정에서 순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노원구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뒤 7일께 지방으로 내려가 자신의 ‘중대결단’을 앞두고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인사는 “그동안 여러 의견을 들었으니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생각을 가다듬으면서 조용히 생각을 가다듬으며 구상할 계획”이라며 “그다지 오래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아직 구체적 장소는 모르겠지만, 흔히들 생각하듯 절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안 전 대표가 탈당할 경우 천정배 세력과의 결합 가능성부터 강진에서 칩거 중인 손학규 전 대표와의 연대설까지 온갖 시나리오가 난무하다.

이미 한차례 독자세력화 시도가 좌절된 아픔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광야로 나갈 경우 이번 실험도 큰 모험이 될 수 있다.

당 일각에서는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정치는 생물인 만큼 중진 및 중간그룹의 중재 시도로 극적 타협이 이뤄지는 경우도 배제해선 안된다는 시선도 있다.

또 안 전 대표는 그동안 대선 출마와 신당 창당 등 여러 차례 정치적 도전에 나섰다가 그 때마다 궤도를 수정하는 바람에 ‘철수(撤收)정치’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는 점에서 탈당은 그야말로 최후의 선택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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