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땐 보도와 조전
북한이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언제 보도할지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낼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북한 매체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 당일인 22일 오후 4시 현재까지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물론 조의 문제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일단 북한이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은 짧게 전하되 조전은 보내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대북 강경론자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당국 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명의로 조전을 보내거나 조의를 표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서 “23일쯤 객관적인 서거 소식만 간단하게 보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교수는 이어 “1993∼1994년에 1차 북핵 위기가 터졌을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핵과는 결코 손을 잡지 않겠다’며 강경하게 대처했다”면서 “이는 북한이 김 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2009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조전을 보냈다.
북한은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하자 다음 날인 8월 19일 서거 소식 보도와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조전을 유가족들에게 보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조전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슬픈 소식에 접해 이희호 여사와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김 전 대통령은 애석하게 서거했지만 그가 민족의 화해와 통일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길에 남긴 공적은 민족과 함께 길이 전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8월 21일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북측 대표 6명으로 구성된 조문 사절단을 남측에 보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6월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 등 5개 항에 합의한 6·15남북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같은 해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도 북한은 다음날인 5월 24일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했다.
북한은 이어 5월 25일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조전을 유가족들에게 보내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10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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