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노동법안 처리와 후임자 인선 상황 봐가며 개각 타이밍 결정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당분간 국정운영의 최우선 순위를 노동개혁 5개 법안과 경제활성화 4개 법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등의 처리에 두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14∼23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해외순방을 앞두고 총선용 2차 부분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정치권의 예상을 깨고 “당분간 개각은 없다”는 메시지를 발신했기 때문이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노동 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꼭 통과돼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있고 현재 국정운영의 모든 초점은 거기에 모여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박 대통령이 가장 역점을 두는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처리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여야 지도부와의 5자 회동, 지난달 27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 및 여야 지도부와의 환담, 지난 10일 국무회의를 통해 19대 국회의 마지막 임무가 각종 법안 처리에 있다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해왔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23분간에 걸친 ‘대국민 격정 호소’를 통해 이들 법안 및 한중 FTA 비준안 처리 등을 강조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관련 9개 법안을 일일이 짚어가면서 법안 처리의 필요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아울러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사의 표명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2차 개각 전망, 박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만 선택해달라”는 국무회의 발언을 놓고 촉발된 ‘총선심판론’ 등의 정치논쟁에 노동·민생법안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등의 시급한 현안이 휩쓸리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 장관의 사의 표시를 놓고서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교체한 지난달 20일 1차 개각에 이은 2차 개각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2차 개각에서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희정 여성부 장관, 정 장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점쳐져 왔다.
특히 박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14일 출국을 앞둔 점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실어줬다.
그러나 정 장관의 사의표시 등이 정치권에서 ‘TK 물갈이론’으로 받아들이고 ‘총선심판론’까지 대두되면서 정치논쟁으로 번지자, 청와대가 확실히 선을 긋고 법안 처리에 매진해달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은 이전 정부들과 비교해 더라도 많았고, 3년 연속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정치권과 소통해왔다”며 “국회가 대통령의 충정을 받아들여 법안 처리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총선출마 희망 장관들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총선용 개각’은 2차·3차에 걸친 부분개각이 아니라 내달 초순 ‘원샷 중폭개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개각시기와 관련, 김 수석은 “후임자 준비가 결정된다든지 또 국정현안이 잘 마무리 된다든지 그런 것들을 고려하면 그때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법안 처리 상황과 후임 인선절차 등을 고려해 적절한 타이밍에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얘기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집권 4년차 내각 진용을 염두에 두고 후임자 인선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다만, 정기국회 회기가 내달 9일까지이고, 향후 후임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일정, 총선출마 희망 장관들의 공직자 사퇴시한(내년 1월13일)까지 고려하면 정기국회 회기 내에는 개각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현재 최 경제부총리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시한인 12월2일 이후에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만큼 그즈음에 경제·사회 부총리, 행정자치부 장관, 산업부 장관, 여성부 장관 등 5명의 장관을 한꺼번에 교체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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