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김정은에 정권수립 축전…북한, 시진핑 축전 ‘홀대’

중국, 김정은에 정권수립 축전…북한, 시진핑 축전 ‘홀대’

입력 2015-09-09 07:40
수정 2015-09-0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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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시진핑 축전 노동신문 2면에 배치하며 불쾌감 표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 정권수립 67주년을 하루 앞둔 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북중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은 러시아나 쿠바의 최고지도자가 보낸 축전을 노동신문 1면에 소개한 것과는 달리 시진핑 주석이 보낸 축전만 노동신문 2면에 배치해 중국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중국 지도부가 김정은 제1위원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등 북한 지도부에 축전을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은 축전에서 “우리들은 조선측과 함께 중조관계의 장기적이며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동하고 두 나라 사이의 친선협조관계를 끊임없이 공고히 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에 적극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지도부는 매년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을 앞두고 북한 지도부에 축전을 보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보낸 축전을 보면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껄끄러운 북중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군사 도발 자제 등 북한의 변화를 바라는 중국의 속내가 감지된다.

특히 매년 비슷했던 축전 내용에 올해는 ‘북중관계의 장기적이며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동하겠다’는 대목이 새롭게 들어간 것이 눈에 띈다.

중국은 ‘건전한 발전’이라는 표현을 통해 북한과 우호 협력을 지향하되 과거처럼 맹목적인 ‘혈맹관계’와는 다른 방향으로 관계를 맺어갈 것이라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친선관계는 지속하겠지만, 북한도 핵실험 문제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부분은 털어내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축전 내용 중 ‘지역 평화와 안정, 발전에 적극 이바지할 것’이라는 대목은 지난해와 같은 표현이지만, 북한이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에 맞춰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올해 상황에서는 더욱 무게감이 커졌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축전을 통해 북한을 끌어안는 모양새를 취하고, 북중관계와 부쩍 가까워진 한중관계의 균형을 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의 ‘관계 개선 제스처’에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9일자를 통해 ‘미묘한 반응’을 보였다.

신문은 북한의 ‘3대 친선국가’로 꼽을 수 있는 중국, 러시아, 쿠바로부터 온 축전을 소개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축전은 신문 1면에 배치하고 시 주석의 축전만 2면으로 뺐다.

북한이 시진핑 주석의 축전만 노동신문 2면에 배치하며 홀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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