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풀 열쇠 사라져… 민간 사찰 의혹만 더 부풀려

의혹 풀 열쇠 사라져… 민간 사찰 의혹만 더 부풀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5-07-19 23:36
업데이트 2015-07-2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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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자살이 남긴 물음표

이탈리아 해킹팀에서 구입한 해킹툴로 내국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국정원에서 담당업무를 하던 직원 임모(45)씨가 자살하면서 의문을 풀 가장 확실한 열쇠가 사라졌다. 일각에서는 사실을 밝히면 되지 자살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내국인 사찰을 더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또 비슷한 방식의 해킹툴에 대해 시중의 백신으로 검색이 가능한지 일반인들의 의문도 커지는 상황이다.

19일 한 보안 전문가는 “이탈리아 해킹팀이 국정원의 요구에 대해 거론한 것을 보면 내국인 사찰이 없었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국정원 직원이 자살한 것은 안타깝지만 유서가 100% 진실인지 믿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 해킹팀의 내부자료에 카카오톡의 해킹도 가능한지를 우리나라에서 질문한 내용이 있다는 점, 국내보안업체 안랩의 V3백신 프로그램에 의해 바이러스로 감지되자 이를 회피할 방안을 물은 점, 새 버전의 국내산 휴대전화가 나올 때마다 새 해킹툴을 의뢰했다는 것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자살이라는 해석까지 흘러나온다. 지난해 초 지방선거를 앞두고 6월에 안드로이드 공격을 이용하길 원한다는 문구가 이탈리아 해킹팀의 문건에서 나오면서 대선 사찰 의혹도 거론되고 있다.

반론도 있다. 국정원은 대북용으로 해킹툴을 사용했다는 입장인데, 이를 위해서도 국내 휴대전화의 수출이 많고 점유율이 높아 대응해야 하며, 북한에 협조하는 이들 중에는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첨예한 대립 속에 임모씨의 자살로 진실을 규명할 길은 좁아졌다. 국정원은 임씨가 자살 전에 지운 파일에 대해 100% 복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내용이 나와도 임씨의 의도를 추정할 뿐이지 확인할 수는 없게 됐다. 또 네티즌들은 국정원이 구입한 해킹툴을 비롯해 비슷한 장비들이 시중의 백신으로 검색되는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 대형 보안업체들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5-07-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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