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북한] ④ “경제가 살길”…김정은, 경제치적 쌓기 주력

[흔들리는 북한] ④ “경제가 살길”…김정은, 경제치적 쌓기 주력

입력 2015-07-06 08:12
수정 2015-07-0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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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증산 통해 식량난 해결 시도, 곳곳에 대규모 건설사업

“하층 주민들 오히려 불만 가질 수 있어…근본적 개혁 필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공포정치’를 통해 간부들의 기강을 잡으면서 경제적으로는 ‘치적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식량 생산량 증대와 각종 대규모 건설 사업으로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음으로써 사회 전반의 동요를 방지하고 주민들의 충성과 칭송을 이끌어내려는 모습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1월10일(보도날짜 기준) 평양시 버섯공장 현지지도를 시작으로 잇달아 경제적인 행보를 벌였다.

특히 수산업 분야 시설을 방문해 ‘생산량 증산’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인민군 어구종합공장(3월18일), 신포원양수산연합기업소(5월9일), 안변양어장(5월11일), 신창양어장(5월15일) 등을 방문해 ‘먹는 문제’를 언급했다.

5월27일수산사업소 건설장(3월14일)이나 금산포젓갈가공공장 건설장(3월27일)과 같이 생산량 증대를 위한 시설 마련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는 올해 극심한 가뭄이 일찍부터 예상된 상황에서 수산물로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또 대규모 건설 사업에 인적·물적 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까지 완공을 목표로 평양 쑥섬에 건설중인 ‘과학기술전당’이 대표적인 예다.

과학기술전당은 연 건축 면적이 10만㎡에 달하는 거대한 원자구조 모양의 건물로 북한 정권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주요 치적의 하나로 선전하는 시설이다.

북한은 이에 앞서 지난 1일 평양 순안국제공항 신청사 건설공사를 마무리하고 준공식을 거행한데 이어 김책공업종합대학 자동화연구소도 완공했다.

북한은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대해서는 ‘선군시대의 기념비적 건축물’로, 자동화연구소는 ‘궁궐같은 건물’이라며 그 규모의 우월성을 부각시켰다.

대규모 건설 사업으로 정권의 힘을 보여주면서 장기적 경제 성장의 동력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와 같은 행보가 북한 경제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먼저 계속되는 대규모 건설 사업이 북한의 한정된 가용 자원을 소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건설 사업이 생산 규모를 늘리는 시설에 집중된다면 긍정적일 수도 있겠지만 대체로 특수목적 건물로 보인다”며 “한정된 자원을 소모하면서 하층 주민들은 오히려 불만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녹록지않은 외부 상황도 걸림돌이다.

올해 1~5월 북중무역이 전년 동기 대비 12.5%가 감소하는 등 북한이 의지해온 중국과의 무역량이 줄어드는 양상이다.

더욱이 인권 문제 등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서방과의 관계 개선도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통일부는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 자료에서 북한 경제에 대해 “경제 상황은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대외 경제 부문에서는 성과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시스템의 변화 없이는 경제 수준의 향상을 꾀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북한 경제가 일부 시장경제적 요소를 도입하면서 현상유지에 가까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대규모 변화의 동력은 만들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올해도 일정 수준 경제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정책 덕분이 아닌 기층에서의 시장경제 요소 도입 때문”이라며 “금융시스템 개선 등 근본적인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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