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거리는 ‘전패 시나리오’…文, 광주 사수 총력전

어른거리는 ‘전패 시나리오’…文, 광주 사수 총력전

입력 2015-04-01 13:12
수정 2015-04-0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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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새 두 차례 광주行…”분열 아닌 단결 선택해달라”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1일 4·29 보선이 치러지는 광주 서구를 찾아 흔들리는 호남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달 22일 아시아문화전당특별법 보고대회를 위해 발걸음 한 데 이어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기 위해 다시 광주에 총집결한 것이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열흘 새 광주를 두 차례나 찾은 것은 이번 재보선에서 어떻게든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를 사수하고 말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새정치연합이 텃밭으로 여겼던 광주는 천정배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선거 결과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국민모임 정동영 전 의원의 서울 관악을 출마로 야권 지지층이 분열, 당선권으로 파악했던 관악을에도 ‘빨간불’이 켜져 전패 위기감이 급고조된 상태다.

특히 호남의 지지를 업은 정 전 의원의 출마가 광주 서을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새정치연합으로선 ‘천정배 기세’를 꺾어야 할 다급함이 더 커졌다.

이미 광주나 관악에선 새정치연합 소속 기초의원들 일부가 천정배·정동영 전 의원 측을 암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형 사회통합 일자리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며 지역 맞춤형 공약을 내걸고, 이날 개통하는 호남 KTX를 두고 “참여정부가 호남 발전을 위해 시작한 일로,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개인적으로도 보람차다”며 인연을 강조한 것은 이처럼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붙잡기 위한 전략이다.

당 지도부도 야권 분열에 따른 위기론을 강조하며 단결을 강조하고 나섰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4·29 재보선에서 야권분열의 먹구름이 밀려온다”고 걱정했고, 정청래 최고위원은 “분열이 아닌 단결을 선택해달라”며 광주 시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천 전 의원을 향해 “호남 정치의 복원인지 개인 정치의 복원인지 되묻고 싶다”며 뼈 있는 비판을 했다. 광주 선거가 새누리당과의 대결이 아닌 천 전 의원과의 일전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이후 인근 남구의 노인건강타운을 방문, 어르신들에 대한 배식 봉사를 하고 오후엔 서부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찾아 민심 챙기기에 나선다. 이어 광주 송정역에서 열리는 호남 KTX 개통식에 참석한다.

새정치연합 내에선 천 전 의원의 출마로 선거 지형이 어려워지긴 했으나 아직은 판세가 박빙인 만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호남 민심이 식긴 했어도 ‘미워도 다시 한 번’ 새정치연합에 기회를 주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감이 근저에 깔렸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진 정동영·천정배 두 분의 출마가 명분이 없다는 비판 여론도 상당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쏠림 현상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건은 문재인 대표가 얼마나 호남 민심을 설득하느냐이다.

당장 전당대회에서 경쟁했던 호남 주자 박지원 의원을 끌어안는 게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 의원은 아직 이번 선거를 관망하고 있고, 2일 문재인 대표가 마련한 첫 원탁회의에도 지역 일정을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런 기류엔 ‘친노 세력이 필요할 때만 호남 민심에 손을 내민다’는 불만이 내재해 있다. 한 동교동계 인사는 “이번 기회에 친노 세력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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