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직문제 해소안돼 ‘주춤모드’…與내부 비우호적 시각도 부담
새누리당 주호영 김재원 윤상현 의원이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의 정무특보로 공식 위촉됐지만, 이들 ‘3인방’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박 대통령이 3주 전 이들을 임명할 당시부터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조차 현역의원의 정무특보 겸직을 놓고 타당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돼야 당초 구상대로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이유에서다.
이들 3인방도 당 안팎의 논란을 의식한 듯 ‘정무특보’ 직함을 내건 공개 활동은 시작하지 않은 채 겸직 문제 등 쟁점이 해소되길 기다리는 분위기다.
한 정무특보의 측근은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무특보 임명 자체에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나서서 움직이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정무특보들이 만나 논의하는 자리도 아직 없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 가장 크게 논란이 되는 부분은 현역의원의 정무특보 겸직 가능 여부다.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의회를 무시한 결정이라는 게 비판의 요지다.
일단 이 문제에 대한 법적 판단은 내달 중순까진 결론이 날 예정이다.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정의화 국회의장이 금주 초 윤리심사위원회에 의견 제출을 요구하면 윤리심사위가 1개월 이내에 국회의장에게 의견을 제출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여권 내에선 노무현 정부에서도 이해찬 의원을 정무특보로 임명했던 비슷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결국 ‘공익 목적의 명예직’이라는 예외조항을 근거로 겸직 가능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겸직 가능’ 판정이 내려져 법적 논란이 해소되더라도 야당 및 여당 내부에서 정무특보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은 이들의 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은 정무특보단 임명 당시 “당과 청와대, 야당과 청와대 간의 소통에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정작 이들의 ‘활동 무대이자 대상’인 여당과 야당에서는 정무특보의 역할과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비박계’가 주축인 여당 지도부는 청와대와 직접적인 소통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요구해왔던 만큼 정무특보단이 오히려 ‘이중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무특보의 개인적 견해와 청와대의 의중이 뒤섞여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무특보의 역할이 뭔지 잘 모르겠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처럼 여당 지도부가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정무특보단이 향후 당청관계보다 야당과 청와대 간 관계에서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의 구상보다 ‘제한적’ 영역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호영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위촉장만 받고 어떤 일을 하는 게 좋겠다는 (대통령) 말씀을 못 들어서 역할 분담이나 어떤 일을 할지가 뚜렷하진 않은 상태”라며 “민심을 충분히 전하고 정책이 정교하지 못하거나 현장에서 껄끄러운 점이 있으면 찾아서 말씀드리는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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