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군 관계자 “방위협력지침 개정후 사안도 대비” “후텐마기지 오키나와 북쪽 이전, 한반도 출동 지장없어”
”미·일 양국의 파트너십 기회가 많아지고 일본 자위대가 훈련에 참여할 기회도 많아졌으면 좋겠다.”지난달 30일 주일미군 요코다(橫田) 공군기지를 방문한 한국 기자들에게 기지 현황 브리핑을 한 미군 중령은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간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군과 일본 육상자위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일본의 육상·항공자위대와 이미 다양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고 깊숙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측간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대표적인 훈련으로는 미일공동지휘소연습(Keen Edge)과 미일공동야외기동훈련(KEEN SWORD)이 있다.
주일미군 관계자는 이들 훈련의 성격에 대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이후 발생하는 사안에 대비하고 일본 자위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은 미군과 자위대가 지구적 범위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추진되는 방위협력지침의 개정 이후에 적용할 프로그램으로 이미 양국간 훈련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미·일 양국 정부는 8일 가이드라인 개정의 방향성을 담은 중간보고서를 공개한 상태다.
미군과 자위대는 또 야마사쿠라 훈련과 오리엔트 쉴드 훈련을 하고 있다.
매년 겨울에 실시되는 야마사쿠라 훈련은 주일미군과 육상자위대 간의 군단급 훈련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이 훈련에 작년과 올해 처음으로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제1군단이 참여했다고 한다.
오리엔트 쉴드 훈련은 매년 가을 실시되며 양측에서 각각 800여명이 참가하는 대대급 훈련이다. 장갑차 등 주요 장비가 참여해 실탄 사격훈련도 이뤄진다. 올해는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진행될 계획이라고 미군 관계자는 전했다.
두 훈련 모두 적의 가상 공격으로부터 일본을 방어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키나와(沖繩)에 있는 일본 육상자위대 15여단은 미 해병대와 지휘소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에는 도심지에서 전투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공동훈련을 했다. 가데나(嘉手納)기지와 캠프 한센 두 기지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15여단은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방어 등의 임무를 맡고 있다. 센카쿠 열도에 중국 민간인이 상륙하면 해안경비대가 퇴치 임무를 맡지만 군인이나 무장세력이 상륙하면 15여단이 출동한다.
자위대의 한 관계자는 ‘센카쿠 방어를 위해 미군과 훈련을 하느냐’는 질문에 “미군과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서도 “적대세력이 센카쿠를 점령하면 어떤 작전을 벌일지에 대한 계획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과 일본 항공자위대 간의 훈련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요코다기지에 있는 미 5공군은 항공자위대 항공총대사령부와 통합 항공미사일 방어훈련을 한다. 항공총대사령부는 지난 2012년 요코다기지에서 창설됐다.
지난 4월에는 오키나와 가데나기지에 배치된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와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공중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주일미군과 자위대 간에는 다양한 협력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1994년부터 육상자위대 초급장교가 10주간 미군과 언어 교육 훈련에 참가하고 있고 미 육군 교육기관과 육상자위대 교육기관 사이에도 교환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캠프 자마 등 6개 기지에는 상호 연락관이 파견되어 있다. 주로 통역 장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5공군과 항공자위대는 선임 부사관끼리 교류하고 있고 기지 경계훈련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미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는 각각 작전권을 가지고 공동훈련을 하고 있으며 이원화된 작전체계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조정부를 설치하고 상호 연락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협력 강화는 오키나와 후텐마(普天間) 해병기지 이전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후텐마 기지의 기능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일본 정부와 기지 이전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수직이착륙기인 오스프리를 헤노코(邊野古)로 이전하고 급유시설도 이와쿠니 쪽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해병대 병참기지인 캠프 킨저도 10년 내 오키나와 북쪽으로 반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기지가 오키나와 북부지역으로 이전하더라도 한반도 유사시 출동하는 제3해병원정대의 출동에는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미일 동맹관계가 많은 옵션을 갖길 바란다. 자위대 문제 역시 확대된 미일관계 옵션으로 보면 된다”면서 “그러나 미국은 다른 동맹을 더 우위에 두지 않고 포괄적으로 대화하고 있다.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의 균형을 잘 맞춰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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